스페인 사라고사에 열린 선명상 수업
마드리드에서 3번에 걸쳐 선명상 워크샵을 마치고, 다음은 사라고사라는 도시로 갔습니다. 사라고사는 마드리드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 거리이니, 서울에서 청주가는 느낌이라고 보면 되요. 사라고사는 아라곤 지역에 있고 과거 아라곤 왕국의 수도였다고 들었어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현수스님 어머니와 남동생을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현수스님 어머니가 많이 연로하셔서 지금 시니어홈에 계시는데, 거동을 할 수 없고 치매가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생전사십구재와 왕생위패를 올린 후로 편안해지셨고, 갑작스럽게 폭력적으로 변했었던 어머니가 온순해지면서 어머니를 돌봐드릴 수 있는 분도 찾을 수 있게 됬다고 합니다.
제가 현수스님 어머니한테 이제 여기 더 있던 나중에 떠나든 걱정 없어도 된다고, 띠에라 뿌라(Pierra Pura) 즉 정토라는 곳이 있는데 천상보다 더 환희롭고 언제든 천국에도 구경갈 수 있다고 말해드리니 아주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저랑 현수스님은 어머님에게 아미타불 염불하도록 가르쳐 드렸는데, 치매 있는 분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아미타불 염불을 아주 잘 하셨어요.
그런 다음 사라고사에서 제일 유명한 성당으로 갔습니다. 필라 성당이란 곳인데 그곳은 기도하면 감응을 받을 수 있기로 유명한 교회 기둥이 있어서 많은 분들이 오셔서 기도를 했습니다. 게다가 다른 성당은 관광지 같은 느낌이 강한 반면에 이 성당은 신도들이 아주 신행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는 걸로 보였습니다.
성당 밖에 나오니 광장이 넓습니다. 중남미에서도 흔한 구조인데, 성당이나 정부 청사 건물 앞에는 플라자라고 불리는 큰 광장이 있습니다.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어떤 식당을 갔는데, 아주 보편적인 스페인 가정식 백반집?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채식으로 먹기 쉽지 않은데, 식당에서 아주 친절하게 우리를 위해서 특별히 버섯요리를 해주셨어요. 고기나 생선을 먹지 않으면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별로 없다고 느끼고 보통은 채식 식당으로 많이 가곤 했는데 오히려 일반레스토랑에서 샐러드를 먹으니 더 좋았습니다.
명상반은 사라고사 아주 시내... 그러니까 필라 성당 걸어서 2분 거리인 시내 중심지 건물에 있었습니다. 현수스님 친구가 장소를 물색해줘서 요가 스튜디오에서 진행~
요가 스튜디오 주인장까지 함께 하니 더 좋았고, 그 주인은 콜롬비아 바랑키아 출신입니다. 나이에 비해서 넘 이쁜데... 불행히 뇌종양이 있다고 합니다. 흠... 그래서 명상에 아주 관심이 많아요.
숫자는 적었지만 스페인의 작은 도시에 스님이 2명이나 와서 명상 지도를 해주니 너무 좋아했고, 아주 진심을 다해서 참여했습니다. 불행하게도 수업은 2시간밖에 할 수 없었어요. 이미 저녁에 요가 수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요가 스튜디오 주인장인 다니엘라는 우리 온라인 수업을 켜놓고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기차시간 전에 2어시간 남아서, 사라고사의 필러성당이 잘 보이는 유명한 다리를 걸어보고, 현수스님의 옛친구들과도 함께 시간을 가졌어요.
이제 리스본으로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