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안 XianAn 스님 Aug 01. 2024

샌프란시스코 법장사 이야기

4년 만에 돌아온 캘리포니아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이야기

저는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위산사에서 출가했습니다. 다들 미국에서 출가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머리를 긁적이며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제가 출가한 이후로 꽤 많은 한국인들이 미국 위산사, 법장사, 한국 보산사에서 출가했습니다. 젊고 뛰어난 인재들이 잇달아 출가하는 이유는 우리가 크고 부유한 조직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직 훌륭한 스승님 한 분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불교는 동양의 문화이자 종교로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1960년대 중국 위앙종의 조사이자 훌륭한 선지식이었던 선화상인은 미국으로 건너왔습니다. 그가 미국으로 건너왔을 때에도 많은 이들이 대승불교를 따르게 되었고, 출가했습니다. 지금보다도 열악했던 환경에도 사람들은 끝없이 출가했습니다. 선화상인의 말년에는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수백 명이 출가했다고 합니다.

저는 미국에서 사업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명상을 배워보고 싶었고, 그런 인연으로 영화스님을 만났습니다. 당시 영화스님은 여산사(Lu Mountain Temple)이라는 작은 절에 계셨습니다. 그리고 선명상과 불교의 가르침 덕분에 사업을 급속도로 성장했고, 큰 부와 성공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명상과 수행에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출가까지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스승의 가까운 곳에서 수행하고 싶은 욕심이 출가의 결심을 굳건히 해줬습니다. 그런데 출가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졌고, 한국에서 도량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미래를 없는 혼돈의 시간 속에서 갑작스럽게 한국행이 결정되었습니다. 그렇게 아무런 기약 없이 한국에서 살면서 미국에 다시는 돌아올 없겠다고 마음을 내려놨는데, 영화스님이 갑자기 부르셨습니다. 

저는 사실 법장사에 처음 왔습니다. 예전부터 법장사 방문했던 많은 사람들이 법장사가 얼마나 멋지고 좋은 도량인지 언급을 많이 했었는데, 사진상으로는 멋지게 나오기 힘든 건물입니다. 외관은 그렇지만 내부는 넓고, 방도 많고, 구성이 좋습니다. 그리고 법당이 너무나 좋습니다. 사진으로 보듯 법장사는 원래 교회였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사는 동안 법장사가 생겼고, 리모델링이 진행되었습니다. 소문을 듣자니 처음 공사를 시작했을 때 처참한 환경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의 법장사는 법당도 장엄하고, 주변 다육이 정원도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특히 법장사는 미국과 한국에 위치한 여러 위앙종 도량 중에서도 부처님이 가장 멋진 곳입니다. 불사를 시작한 지 수년이 지나서야 불상을 설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수소문 끝에 멋지고 장엄한 부처님을 찾았는데, 그때는 코로나 중이어서 물류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한국 보산사에 주지로 2년 이상 계셨던 현지스님이 지금은 법장사 주지로 계십니다. 뭔가 한국에서 동고동락했던 게 있어서 그런지 괜히 많이 반갑습니다. 법장사에는 현지스님을 주지로 최근에 출가한 베트남계 미국인 현래스님, 한국에서 온 서주스님, 현보스님이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최근에 합류했어요. 그리고 여름 선칠수행을 위해서 온 대지스님과 여기 미국 법장사에서 출가식을 한 현적스님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스님만 많네요!

법장사는 왜 법장사라고 이름 붙여졌을까요? 사실 법장사는 영어로 Dharma Treasury Temple 그래서 우리는 줄여서 DTT라고 주로 부릅니다. 아미타부처님께서 아직 부처님이 되기 전 비구 법장이라는 스님으로 수행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샌프란시스코에 생긴 영화스님의 6번째 도량은 법장사가 되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의 위산사가 선 도량이라면 여기 법장사는 정토 도량인 샘입니다.

법장사 주변은 주택가입니다... 집들이 빼곡히 있는데 중국계 한국계 미국인들도 꽤 많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백인들도 많이 있는걸 보니 어떤 특정 민족이 사는 동네가 아니라 다양한 국적인 사람들이 사는 그런 동네로 보입니다. 법장사에 머무는 동안 이 멋진 도량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선명상을 접하고 혜택을 받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주 토요일 아침 9시 "스님과의 차담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미국인, 한국인, 중국인, 중남미인 누구든 오셔서 함께 차를 마시고, 대화를 나눠보세요. 대화를 마치고 원하는 분들에게는 선명상 지도를 해드립니다.

참고로 차담과 선명상을 마치고 스님들과 사찰식 채식 점심식사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샌프란시스코 뮤어우즈국립천연기념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