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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아프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나는?


이제야 지나온 시간들을 정리하면서 "그때는 나를 알지 못했기에 스스로를 믿을 수 없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라는 것이 눈에 보이고, 또 한번쯤은 분명 "삶의 의미?"란 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봤지만? 살아보지 못한 날들에 대한 답을 얻기에는 너무도 어렵고 막연해서 그런 물음은 그저 차가운 소주잔 아래로 묻어버렸었다. 하지만 그렇게 가끔씩은 잔을 들고 나서야 조금은 들춰지던 생각들이 이렇게 아픈 시간을 통해서 샛길을 내어 주지 않았기에 깊이 몰입하고 집중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랬기에 이 자리에 앞으로 쓰여질 글들은 무엇을 위한 의도가 없었서 분명한 계획이나 구체적인  시놉시스가 없음을 미리 밝혀 둡니다.


그저 "이렇게 아픈 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꼭 알아야만 했던 말들이 있었다." 정도?


서른여덟! 이렇게 삼십대 후반까지는 정신없이 앞만 보고 살아 오다가 어느날 갑자기 이름도 낮선 "다발성 경화증" 이라는 희귀병에 발목을 잡혀서 머리가 고장이 났고, 또 산과 운동을 몹시도 좋아했던 놈이  생각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뚱이를 보면서 우울증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에 "평생을 그렇게 살게 될 텐데요! 이제는 그만 인정을 하고, 또 받아 들어야만 마음이 번민에서 벗어나 편해지는 겁니다!"라고 말하는데? 사실 내 머릿속에서는 '그럴 바에는 그냥 깔끔하게...' 라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티를 내지 않고 속으로만 그려지는 극단적인 모습 마저도 어린 두 아들의 아빠였기에... "그럴수도 있겠다!"보다는 그저 비겁함으로만 해석되어 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비겁하지 않은 아빠로 살아 가야만 했기에! 꼭 그런 모습이고 싶었기에! 어떻게든 방법을 찾다가 취하게 된 모습이 지금의 모습임을 말해 둡니다. "그건 돈이 없고, 아파서 몸이 불편해도! 아들에게 만큼은 당당하게 웃고 있는 모습으로 남고 싶어서..."


2012년 12월, 새해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갑자기 몸이 저리고, 또 얼얼해지는 느낌에 찾아간 병원에서 듣게 된 말은 "지금 MRI 사진 상으로 보이는 모습은 뇌종양 말기인듯 합니다. 그래서 남은 시간이 길어야 6개월 정도일 겁니다!"였다.


창밖으로는 하얀 눈이 내렸고, 집사람이 놀라서 눈물을 보이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렇게 "남은 시간 6개월?"이란 을 들어도 스스로의 삶을 돌아 볼 때는 눈물도! 억울함도! 없었다. 다만 아직은 어린 두 아들을 생각하면서 미안함이 있었을 뿐! 그래서 글을 쓸수 없었기에 폰을 들 처음으로 글을 남긴 것이 3년전! 하지만 나는 여전히 살아있고,아직도 마비가 완전히 풀리지 않아서 전과 같은 몸놀림은 아니지만 의식하고 행동하면 숨  있다.


그래서 지난 3년이란 시간동안 그안에 있었던 생각과 이야기 이곳에 남기려 합니다.


지긋지긋했고, 몹시도 힘들었던 우울증을 통해서 어떻게든 해 보려고 애를 쓰다보니 이렇게 적어도 내게는 자신에게만 보이는 이 있었음을? 그렇게 이제서야 알게 향과 그리고 그로인한 모습들?


이렇게 요즘은 글쓰기의 필요성이 이야기 되고, 그것을 통해서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몹시도 중요했고 필요한 이었음을 이제는 알기에 어설퍼도 용기를 내서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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