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책을 읽으면 인생이 바뀔까?

책에서 얻은 문장을 직접 실천해 보는 일주일 간의 기록

by 유하

어느 날 갑자기,

나는 길에서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 횟수가 자꾸 늘어나더니,

기어코 침대 밖으론 나갈 수 없는 삶이 시작됐다.


원하던 곳으로 이직에 성공했고,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 준비를 앞두고 있었고,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열정적으로 하고 있던 내가

하루아침에 '나갈 수 없는 사람', '멈춰진 사람'이 되었다.


그때 내 마음도 완전히 멈췄다.

그런데 죽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선명한 내 안의 소리를 들었다.

"나 너무 살고 싶어."


왜 다들 책을 읽기 시작할까?

퇴사한 사람들, 취업 준비하던 사람들, 사업 실패한 사람들...

인생에 큰 사건을 겪은 사람들이 책을 읽기 시작하더라.

어느 순간 궁금해졌다. '정말 책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내 삶도 달라질 수 있을까?'


아프기 시작한 지 2년이 흘렀다.

나는 많은 걸 바꿨고, 많은 것을 받아들였다.

좋은 의사 선생님을 만나 나에게 잘 맞는 약을 처방받았고,

생활습관을 전면적으로 바꿨으며,

진로도 새롭게 고민해야 했다.


아주 하찮지만 운동도 시작했고, 밥도 잘 먹고 차도 마시고, 홀로 외출도 한다.

완치란 없는 병이지만 이제 비교적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살고 싶다'는 마음을 조금씩 '살아낸다'는 실천으로 바꾸고 싶어졌다.

생산적이지 않아도, 당장 쓸모 있지 않아도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조금씩 다시 앞으로 걷고 싶어졌다.


그 시작은 아주 사소했다.

바로 차 한 잔.


차를 마시며 호흡을 가다듬고, 지난밤 꾼 몹쓸 악몽을 지워내고 잔잔한 하루가 되도록 하는 루틴이었다.

소화기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그 좋아하던 우롱차나 홍차는 마시지도 못했지만

허브차, 호박차 한 잔이 나를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뿌리내릴 닻이 되어주었다.


그렇게 차를 마시고 나면 책을 읽기도 하고 티노트를 쓰기도 했다. 루틴이 지금은

1) 가벼운 아침 식사를 한 뒤

2) 5분 슬로우 러닝을 하고

3) 차를 마시며 호흡을 가다듬으며

4)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으로 자리 잡았다.

나를 오늘로 돌려주는 루틴, 그게 나를 살렸다.


그리고 문장들이 쌓였다.

어떤 문장은 위로였고,

어떤 문장은 결심이 되었다.


몸이 아프면서 생각할 시간이 지겹도록 많았다.

'그때 내가 이랬다면...', '앞으로 나는 전처럼 돌아갈 수 없는 걸까.' 이제는 생각만 하는 것도 지친다.

'이젠 한 번, 살아보면 어떨까?'


책 속 한 문장을 실천하며 살아보는 실험.
아는 만큼이 아니라, 사는 만큼 내 것이 된다는 믿음.
그 믿음을 증명하기 위한 나만의 프로젝트.


이건 '갓생'을 사는 '자기 계발 콘텐츠'가 아니다. 그저 내가 살아내기 위한 시도다.

시, 소설, 에세이, 자기 개발서, 사회과학서 등 다양한 책을 골라 읽을 것이다.

나를 돌보는 차 한 잔을 우려 앉아 책을 읽으며 깨달은 점, 직접 살아내보고 싶은 한 문장을 찾아 실천해보려 한다.


'아는 만큼 내 것이 아니라 산만큼 내 것이 될 것'이란 가설을 두고, 스스로 실험체가 되어 보겠다는 결심이 무색하게 나의 내면은 '뭐가 얼마나 바뀌겠어. 책은 그냥 내게 도파민이자 도피처일 뿐이었는데.' 하는 생각도 여전히 든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실험을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다면 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살아 낼 수 있을까. 그렇게 내 삶도 조금씩 변할 수 있을까.' 싶은, 삶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