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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자기발견

행복을 찾은 어른 아이

우리는 감정 없이 살 수 있는가?

by 보통직장인

늘 주위 사람들의 인정을 갈구하며 살았다. 어려서 인정받지 못한 내 안의 작은 아이는 늘 다른 사람의 관심과 인정에 목말랐다. 남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인생의 진리라고 생각했고 그런 삶을 살던 중 깨달았다. 결코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는 삶은 닿을 수 없는 꿈이었다.


감정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자존감이 낮고 자신감이 없는 내가 세상을 쉽게 살기 위해 나를 괴롭히는 감정들이 사라지길 바랐다. 오즈의 마법사의 감정 없는 양철 나무꾼이 되고 싶었다. 양철 나무꾼은 감정을 얻기 위해 노력했고, 나는 감정이 없어지길 소망했다.


pinterest <Tinman>

내 안의 감정들은 나를 힘들게 했다. 존재의 이유를 효용으로 찾았기 때문에 쓰임새가 없는 나는 살아갈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남들과 비교하고, 나보다 나은 사람을 어린애처럼 질투했다. 질투하는 내 모습이 부끄러워 더 움츠려 들었다. 여러모로 내 안에 감정들은 나를 불편하게 하는 장애물처럼 느껴졌다.




감정이 없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가? <감정을 읽는 시간>에서는 감정의 중요성에 대해 말해준다. 만약 인간에게 감정이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결혼 생활은 파탄이 났고 직장도 잃었으며 돈까지 다 날려버려 누나의 집에 얹혀살고 있었다. 그가 앓고 있는 문제도 범상치 않았다. 그는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고 했다.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몇 시간씩 고민을 하기 때문에 세수하고 면도하는 데에도 하루 종일 걸린다고 했다. 밥 한 끼 사 먹으려고 해도 레스토랑의 장단점을 분석하느라 도무지 끝이 안 난다고 했다. 그런데 자신의 실패와 고통을 이야기하는 그의 표정이 남 이야기하듯 무심했다. 알고 보니 그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슬픔도 불안도 후회도 기쁨도 화도 내지 않았다.

<감정을 읽는 시간 37p>


뇌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부분이 제거된 사람의 얘기다. 그는 어떤 것도 선택하지 못한다. 인생은 망가졌고,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한다. 이것이 우리가 감정에 대한 인식을 달리해야 하는 이유다.


인간의 뇌는 매 순간 모든 결정의 찬반을 합리적으로 고민하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동안 감정에 대한 오해가 많았다. '감정을 숨겨야 한다.' '질투와 시기심을 품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라고 교육받았다. 하지만 감정을 효과적으로 다룬다면 우리의 인생이 좀 더 확장되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행복을 찾았다.


언젠가부터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기 시작했다. 어릴 적 부모로부터 인정받지 못해 괴로워하던 내 안의 어린아이를 안아줬다. 그러면서 타인에게 휘둘리던 나약한 모습에서 점차 벗어 날 수 있었다.


낮은 자존감을 벗고 난 후 새로운 감정이 찾아왔다. 나는 행복 감수성이 높았다. 그동안 애써 멀리했던 행복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는 사소한 것에도 쉽게 감동하고, 이따금 타인에 대한 깊은 친밀감이 샘솟는다.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도 자주 느끼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갈구할 때는 몰랐던 가족들의 소중함도 진하게 느끼고 있다. 나는 효용성이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나를 인정하고 안아주니 다른 사람도 쉽게 인정할 수 있었다. 서로 비교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살아갈 의미가 있다는 것을 가슴으로 받아들였다. 나를 사랑하니 남도 사랑할 수 있었다.


감정을 버리고 싶었던 나는 힘들게 살았지만 감정을 받아들이고 인정한 후의 나는 대체적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인생은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이다. 나의 감정을 잘 알고 내 안에 충족되지 않은 것들을 찾아내어 품어준다면 더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감정은 적이 아니다.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멋진 동반자다.


출처: 감정을 읽는 시간

#감정을읽는 시간 #감정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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