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에세이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arlieBrown Jun 22. 2015

만남

2015.5.4.

살다보면 때때로,

자신에게 있는 그대로를 이해해 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그 순간마다,

아무런 편견도 없이,

진심으로 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긍정하고,

이해해줄 수 있는 그 누군가를 찾는 건,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외로움이 스며드는 순간은,

바로 그런 순간이다.

    

사람이 그대 곁에 많이 있다는 사실,

사실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아무리 내 곁에 많아도,

내 외모가, 능력이 아니라,

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그런 사람이 없다면,

그대는 외롭다.

아니,

같이 있는 가운데 외롭기에,

사실 더 외롭다.

    

역설적이게도,

만남은 그렇기에 의미가 있다.

누구나 다 외로움을 마음 한 켠에 갖고 있기에,

그대는 그 외로움을 미루어,

누군가를 이해해줄 수도,

이해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서로이 이해를 최초로 주고받는 그 순간,

그 순간, 참된 만남은 시작 된다.

그 순간이,

그대가 네게,

그대가 내게,

그것이 아닌 너가 되는 순간이다.

    

마르틴 부버는 말한다.

온갖 참된 삶은 만남이다.
인간은 언제나 만남에 애끓는 향수를 가지고 있기에,
이 만남에 참여하고 난 뒤에는,
"아, 나는 이것을 위하여 살았다. 이제는 나의 목숨이 거두어져도 좋다."하고 느끼기에 이른다.
이 만남의 의의와 가치는 사람이 너를 통하여, 하나의 나가 되는데 있다.1)

생에 단 한명에게라도,

그 누군가에게 그것이 아닌 너가 되어줄 수 있다면,

한 사람의 삶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대에게 난,

너가 되어주고 싶다.


1) 나와 너(마르틴 부버 저, 김천배 역, 대한 기독교 서회, 200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