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5.4.
살다보면 때때로,
자신에게 있는 그대로를 이해해 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그 순간마다,
아무런 편견도 없이,
진심으로 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긍정하고,
이해해줄 수 있는 그 누군가를 찾는 건,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외로움이 스며드는 순간은,
바로 그런 순간이다.
사람이 그대 곁에 많이 있다는 사실,
사실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아무리 내 곁에 많아도,
내 외모가, 능력이 아니라,
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그런 사람이 없다면,
그대는 외롭다.
아니,
같이 있는 가운데 외롭기에,
사실 더 외롭다.
역설적이게도,
만남은 그렇기에 의미가 있다.
누구나 다 외로움을 마음 한 켠에 갖고 있기에,
그대는 그 외로움을 미루어,
누군가를 이해해줄 수도,
이해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서로이 이해를 최초로 주고받는 그 순간,
그 순간, 참된 만남은 시작 된다.
그 순간이,
그대가 네게,
그대가 내게,
그것이 아닌 너가 되는 순간이다.
마르틴 부버는 말한다.
온갖 참된 삶은 만남이다.
인간은 언제나 만남에 애끓는 향수를 가지고 있기에,
이 만남에 참여하고 난 뒤에는,
"아, 나는 이것을 위하여 살았다. 이제는 나의 목숨이 거두어져도 좋다."하고 느끼기에 이른다.
이 만남의 의의와 가치는 사람이 너를 통하여, 하나의 나가 되는데 있다.1)
생에 단 한명에게라도,
그 누군가에게 그것이 아닌 너가 되어줄 수 있다면,
한 사람의 삶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대에게 난,
너가 되어주고 싶다.
1) 나와 너(마르틴 부버 저, 김천배 역, 대한 기독교 서회,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