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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오빠 Aug 24. 2018

우리도 1인 주택 시대가 올까?

평범한 마케터의 꿈꾸는 부동산

1코노미, 소확행 시대

2017년 8/2 부동산 대책 이후 연말까지만 해도 집값이 잡히는 듯 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다.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는 3.3제곱미터 당 1억 원을 돌파한 단지가 생겼다. 적어도 3년 이상은 공급보다는 다양한 수요의 원인때문에 집값은 상승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그 수요는 실수요자든 투자자든 잡아야만 하는 매물들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수요의 원인은 '신규 아파트'에 대한 입주자의 수요가 최고점에 이르렀다는 점, 입지가 좋은 아파트들의 '재건축'으로 인한 현금 쏠림, 풍선 효과로 주변 지역이 오른 갭을 다시 벌리기 위한 대장주 단지들의 '차이 벌리기'가 벌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많은 트렌드 리포트에서 언급한 키워드는 1인 소비를 중심으로 지칭되는 1코노미, 소확행 등의 단어였다. 다이소나 편의점, 배달 서비스의 성장은 이를 반증하는 듯하다. 소비자 경험이나 소비자 1인 기준으로 펼쳐지는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과연 부동산에도 이같은 문화와 소비 트렌드가 전파될 수 있을까?


1~2인용 부동산 시대가 올 수 있다

1~2인 가구의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게다가 땅의 크기는 한정돼 있고, 교통망 확충도 한계가 있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은 '대도시 쏠림'이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부동산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은 베이비부머는 '부동산이 돈이 될 수 있다.'는 삶의 지혜(?)를 자녀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서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런 이유로, 우리나라 또한 결국에는 1인용 혹은 1~2인용 부동산 시대가 정말 곧 펼쳐질 수 있다고 본다. 현재 Wework 등과 같은 공유 오피스 경제가 생기고 '우주'와 같은 셰어하우스 시대가 등장한 이후의 이야기다.

홍콩의 1인 가구를 위한 캡슐 주택.

홍콩은 전 세계에서 소득 대비 집값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다. 소득 대비 집값은 PIR이라는 용어로 우리나라에서도 쓰이고 있는데, 부동산 애널리스트들이 이 단어 잘못쓰면 그렇게 욕을 먹는단다. 왜냐면 우리나라의 PIR값이 생각보다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인데, 이를 논리로 우리나라 아파트 가격은 거품이 아니며 더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결론에 이르기 때문이다. 홍콩의 평균 주택 가격이 20억 원이라면 믿겠는가. 실제로 그렇다.

미국에도 타이니 하우스들이 즐비해지는 중이다.

홍콩의 땅이 작아서 그렇다? 그렇다면 미국의 주거 트렌드 중 하나로 현재 진행형인 '타이니하우스'들을 설명하기도 어려워진다. 1~2인 가구의 증가는 세계적 트렌드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고, 물리적으로 국토가 작은 나라에서는 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는 홍콩의 캡슐주택처럼 다소 우스꽝스러운 비주얼의 주거형태가 아직은 거의 없지만,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을 이미 보고 있다.



잠실 리센츠 아파트는 미분양의 아픔을 딛고, 용트름을 100번 정도는 연속으로 하는 잠실의 대표 단지다. 27제곱미터는 10평 내외의 크기인데, 평당가로 치면 어마어마한 시세를 보여준다. 아파트 선호현상과 1~2인 가구주의 수요가 만든 시세다. 이렇듯 서울에서의 아파트 평당 가격은 크기가 작을 수록 상승하고 있다.



보여주기식 주거 문화가 있는지라 아파트를 포기할 수는 없지만, 현실적인 주거 대안으로 나타난 것이 협소주택이다. 후암동 협소주택은 이 같이 변화하는 협소주택의 모범 사례다. 최근 용산 개발로 인해 후암동 지역의 협소주택들까지도 엄청난 시세 상승 효과를 봤지만, 투자 가치를 따진 몇몇의 현명한 판단이었다. 꼭 후암동이 아니더라도, 서울 지역의 협소 주택들은 지금보다 훨씬 많아질 것이다. 아마도 다음 지역은 공릉동과 같은 재개발 지역이 될 가능성도 높다.


자산이 넉넉하거나 고소득자라면 보기 좋은 아파트의 소형 평수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자산이 있고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싶다면 협소 주택과 같은 주거 공간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그 외에는 아직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캡슐 주택과 같은 형태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어쨌든 중요한 사실은, 현재 쉐어하우스와 같이 공동 주거 개념의 거주자와 협소주택 거주자 사이에 단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 단층은 지금은 그 경계선이 모호하지만, 머지 않아 뚜렷해질 것이라 쉐어하우스보다는 독립성이 보장된 주거 공간의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하나가 더 있다.

1분위~4분위는 지난 5년 간 물가상승률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경상 소득 증가.

안타깝지만, 소득 5분위 그래프를 보면 가장 고소득층인 5분위를 제외하고 나머지 근로 가구에서는 연간 물가 상승률보다도 낮은 경상 소득 증가를 보인다. 수치를 자세히보면 하락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 상승도 없는 답답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기가 막힌 것은 가처분 소득이다.

분위별 가처분 소득을 보면 우울하기까지 하다. 그렇지 않아도 근로 소득의 증가도 힘겨운데, 1, 2분위 소득층은 가처분 소득조차 감소 추세다. 3분위와 4분위는 완만한 오름폭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유의미한 오름폭은 아니다. 다른 얘기지만, 2018년 미국이 공식적인 금리 인상기를 선언했음에도 우리나라 금리를 올리는 데 부담스러운 이유다. 금리를 인상하려면 내수 경기가 살아났다는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다.


어쨌든 일반 근로자 대부분의 가처분 소득이 정체된다면 집은 커녕 목돈 마련을 위한 투자도 어려운 현실이다. 이런 환경에서 젊은 신혼부부들과 저소득층은 본인의 선택과는 상관없이, 공공임대주택과 월세로 몰리는 실정이다. 1인 주택 시대가 올 수 있는 경제적 상황이긴 하다.



아파트 불패 신화라고 불릴만한 전성기 시대에 1인 주택을 언급하는 것이 마음 한 쪽으로는 불편하나, '집이 곧 자산 증식'이라는 인식이 절대 올바른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서울에 번듯한 아파트를 바라보며 열심히 저축하는 것도 의미있는 삶이 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미래에는 어떻게 다가올 지 생각해보는 것도 행복을 찾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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