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리크루터 스크리닝 (recruiter screening)
*TMI 남발 주의 /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인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친오빠도 서류제출해도 연락오는데 오래걸릴수도 있다는 말은 했지만 그래도 면접후기 찾아보면 연락은 늦어도 1달안에 오는것 같았기에 제출하고 한동안만 긴장하고 있다가 나중엔 그냥 떨어졌나보다~~~줸장~~하면서 회사 잘 다니고 있었다.
근데 내가 다니던 회사를 참고 참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탈주각이라서 열심히 다른 회사들 면접 보러 다니고 이직에 성공해서 퇴사만 기다리던 어느 날, 정확히는 회사 마지막 출근 전날, 퇴근을 룰루랄라 하며 이메일을 아무생각없이 확인했는데 뭔가 와있더라.
"Hello from Netflix - 포지션 이름 -"이라는 제목으로.
처음엔 제목보고도 그냥 넷플릭스에서 종종 보내는 홍보 이메일인줄 알아서 그냥 지나치려했는데 보낸 사람 이름이 넷플릭스가 아니라 사람 이름이더라. 그래서 설마...?하면서 이메일을 읽었는데
넷플릭스 리크루터가 얼굴 보고 얘기 좀 하자는 메일이었다ㅇ_ㅇ
처음 한 생각은 아니...아무리 그래도 연락을 4개월만에 한다고...?였다.
두번째로 한 생각은 내가 지원한 포지션이랑 이름이 다른 포지션인데 얜 뭐지?였다. 그래서 난 처음에 내가 지원한 포지션은 떨어졌고 그냥 다른 포지션 새로 뽑으려는데 떨어졌던 resume들 한번 둘러보고 연락줬나보다~했다.
근데 링크 들어가서 JD(job description)를 읽었는데 내용은 qualifications의 '7년 이상의 업무경험' 부분만 달라졌고 내 기억상 거의 똑같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원래 지원한 포지션의 qualifications에는 '4년 이상의 업무경험'이라고 적혀있었다)
어쨌든 뭐 연락을 주셨으니 면접은 봐야지....하며 이메일속 링크에 들어가서 편한 시간을 정했다. 연락을 준게 6/4일 저녁이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면접 타임이 전부 6/6일에만 있어서 6/6 오후쯤으로 시간을 잡았던것 같다.
근데 6/4일 저녁에 연락을 받았으니 면접 준비할 시간이 하루 반? 정도밖에 없는데 그마저도 하루는 회사 마지막 출근/ 일 마무리 + 송별회 회식으로 다 날려서 면접 준비 시간이 사실상 한나절 정도밖에 없었다 ㅠㅠ
면접 당일날 일어나서 씻지도 못하고 급하게 카페가서 면접 준비하고 면접 시간이 한시간? 한시간 반? 정도 남았을때 집에 돌아가는데 돌아가는 와중
아니 근데...이 면접이 카메라 끄고 진행할거란 얘기는 어디에도 없었잖아...?
라는 생각이 갑자기 스쳤다.
면접 후기 찾아볼때 다들 리크루터 스크리닝은 phone interview/phone screening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카메라를 끄고 진행했다는 후기도 하나 봐서 나도 모르게 얼굴을 직접 보면서 면접보는게 아니라고 아무 생각없이 생각했다..하지만 공유받은 링크도 일단 googlemeet 링크였고 카메라 안 키는줄 알았다가 키게되면 나만 큰일이기에 집에 가서 면접까지 남은 시간동안 엄청 급하게 씻고 준비를 했다...
결론적으로는 카메라 키고 면접 잘 진행했다.
다른 분들은 이런 실수하지 마시길 하핫
뭐 이 단계는 phone screening 정도로 보통 불리는데 난 일단 전화통화로 스크리닝 경험한게 아니라서 그냥 recruiter screening이라고 썼다 ㅎ
이 단계는 찾아보면 resume 에 나와있는 사항들 체크하고 별거 없다? 웬만하면 패스한다? 이런식의 이야기도 꽤 있는데 그래서 정식 면접으로는 생각 안하고 편하게 보는 사람들도 많은것 같더라. 하지만 뭐 스크리닝 경험한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정식 면접과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와 어쨌든 패스 못하면 큰일이니 준비는 꼭 해라-가 결론이다.
날 면접본 리크루터는 싱가포르 APAC 지사에 있는 한국인 리크루터분 이셨다. 근데 한국인이긴 하신데 링크드인보면 학교도 싱가포르에서 나오고 계속 싱가포르에 살았던 분인데다가 면접 컨택도 영어로 와서 난 당연히 면접이 영어로 진행될것이라고 생각하고 면접 준비를 영어로만 했다. 근데 인사부터 '안녕하세요~'하시고 면접은 6-70% 정도 한국어로 진행....ㅎ
면접 준비하시는 분들은 한국인 리크루터한테 연락왔으면 일단 한국어 + 영어로 생각하시면 될듯.... 나의 경우에는 쭉 한국어로 진행하다가 갑자기 리크루터 분이 내가 답변하는 도중 지금부터는 영어로 답변 부탁드린다고 하셔서 나머지는 영어로 진행했다.
영어의 경우에는 내가 해줄수 있는 좋은 조언이 딱히 없는것 같다....ㅠㅠ근데 찾아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반드시 엄청 유창해야 한다기 보다는 좀 서툴러도 자기 의견 열심히, 그리고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의지?같은게 중요하다는 것 같으니 참고하면 좋을것 같다.
뭐 스크리닝 자체는 그냥 무난했다. 리크루터 분도 나이스하셨고 엄청 어렵다! 이런 생각은 안들었다. 다만, 내가 특이 케이스일수도 있는게 내가 현재 일하는 분야가 영화도 아니고 업무도 지원한 업무랑 너무 상관이 없는 업무라서 내가 그동안 해온 일/해낸 업적(?)에 대한 질문들은 거의 안했을수도 있다. 그러나 정식면접 이전단계라고 대충 보는 그런 느낌은 전혀 전혀 없었으니 준비는 일단 면접처럼 하는것이 좋다.
(참고로 스크리닝 후기들 찾아보면 resume에 나와있는 커리어 중심으로 자기소개를 해달라는 질문이 스탠다드하게 나와있는걸 보면 이런 부분은 당연히 미리 준비하는게 좋을것 같다.)
기억나는 질문들을 대충 나열해보자면
- 왜 넷플릭스에 오고 싶은지? (왜 넷플릭스인지?)
- 좋아하는 감독
- 좋아하는 '한국' 감독
- 최근 본 콘텐츠
- 넷플릭스에서 최근 본 콘텐츠
- 넷플릭스에 본 최근 '한국' 콘텐츠
- 궁극적으로 뭘 하고 싶은지
-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그 일이 지원하는 이 직무와는 어떻게 연결되는지?
- 현재 하고 있는 일/직무에 대한 간단한 설명
- 넷플릭스 컬쳐 메모 읽어봤는지? 어떻게 생각했는지?
- 좋았던 부분을 이야기했는데 별로라고 느꼈거나 무섭다?고 느낀 부분이 있는지?
- 피드백의 경우 받는게 더 편한지, 피드백을 주는게 더 편한지?
정도였던것 같다.
*참고로 면접 슬롯(slot)은 30분 슬롯으로 나와있었다고 기억하는데 실제로는 1시간 정도 이야기했다. 뭐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관점따라서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관심이 있기에 더 질문하고 이야기했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30분만으로는 판단이 잘 안서서 계속 질문을 하며 길게 이야기했다고 볼수도 있다. 난 결과적으로 스크리닝을 패스는 하였으나 아직도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잘 모르겠다.*
넷플릭스 컬쳐 메모는 워낙 유명하고 컨택해온 메일에도 읽어보라고 링크도 주고 면접 후기들에도 다 똑같이 중요하다고 나와있는만큼 당연히 미리 읽고 어떻게 생각했고 어떤 부분이 특히나 좋았고 등등을 면접 전에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원래부터 피드백을 항상 찾아다니고 받고 싶어하는 인간이기에 그 부분이 특히나 좋았고 넷플릭스에서 일할 기회가 생긴다면 기대된다는 식의 내용으로 이야기했다.
내가 스크리닝을 볼때 취약했던 부분은
1. 넷플릭스를 본지 오래됨
2.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를 본지는 특히나 오래됨
이 2가지였다.
스크리닝 면접 준비할 시간이 워낙 적었기에 새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볼 시간이 없어서 이 부분은 내가 신경쓰지 못하고 면접을 봤다. 근데 내가 지원한 직무가 그냥 콘텐츠도 아니고 '한국' 콘텐츠를 태깅하는 직무인지라 먼저 질문을 하시고 이후 '한국'으로 지역을 좁혀서 질문들을 자주 하셨는데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에 대해 물어봤을때 최근에 본게 전혀 없어서 오징어 게임 말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넷플릭스 지원하시는 분들은 저처럼 이러시지 마시고 평소에 넷플릭스 열심히 보시길...ㅎ
리크루터분도 웃으면서 그건 연식이 좀 되었으니 좀 더 최근에 본건 없냐고 물어봤고 없으면 없다고 말해도 좋다-라고 하셨다. 난 뭐 여기서 거짓말하는것도 웃기고 통할것 같지도 않으니 그냥 솔직하게 말하면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나름의 이유/변명을 하였다.
면접을 보다가 나한테도 질문하고 싶은 부분이 있냐고 물어봤고
- 왜 내가 이 직무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는지? 나의 resume의 어떤 부분이 눈에 띄었는지?
- qualifications에 7년 이상 경험이 필요하다고 써있는데 난 아직 그정도 경험이 없는데도 괜찮은지?
- 연락주신 포지션이 내가 지원한 포지션과 JD가 비슷해보이는데 정확히 어떻게 다른지?
정도를 여쭤봤다고 기억한다.
리크루터분의 답변들을 요약하자면:
resume를 보면 정말 '영화'라는 한 분야를 오랫동안 꾸준히 파고들었다는게 누가봐도 잘 드러나서 적합하다고 생각하였고 7년이상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말은 너무 쌩신입/쌩주니어가 지원하는것을 원하지 않고 어느정도 직무 관련 경험이 있는 사람을 원한다는 말에 가깝기에 꼭 반드시 7년을 꽉 채워서 직무 경험이 있는건 아니지만 나머지 부분들이 fit한것 같았기에 괜찮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나는 계약직 등 모든 영화 관련/관련 X 경력을 긁어모아도 약 4년 정도의 커리어 경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포지션의 경우 업무 자체는 완전히 똑같은데 포지션의 이름만 바꾼거다. 처음에 올린 포지션 이름이 뭔가 오해의 여지가 있었던건지 직무를 완전히 잘못 이해한 분들이 정말 많이 지원했다. 전세계에서 resume가 하루에 1000개씩 들어오고 하던 상황이어서(?!) 제대로 업무를 이해하고 지원한 resume를 골라내고 검토하는 것만해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그래서 사람들이 직무를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수 있도록 포지션 이름을 바꿨다.
리크루터분의 답변을 들으니 그제서야 나한테 연락하는데 4개월이나 걸린 이유도 이해가 갔다.
이해가 안된 부분은
아니...포지션 이름만 보고 지원을 한다고...?
어디 지원할거면 JD 당연히 읽고 어떤 업무인지 파악한 후 지원하는게 기본 아닌가...?
이지만 뭐 이건 그냥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로 결론냈다...껄껄
뭐 어찌저찌 질문들에 대한 답변들을 다 하고 횡설수설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스크리닝을 넘어갈 정도는 된다고 생각하셨는지 리크루터분이 면접 마지막에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면 좋을것 같다고 말씀을 주셨다. 그러면서 조언을 좀 해주셨는데 대충 요약하자면 다음에 면접 볼 분은 정말 말 그대로 콘텐츠 덕후이신 분이기에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에 대해서 다양하게 이리저리 질문을 하실것이다. 그러니 이런 부분을 좀 신경써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할것 같다-라고 매우 고마운 피드백을 주셨다.
면접을 끝내고 난 리크루터분께 감사 이메일을 보냈고 리크루터분은 그날 저녁에 바로 다음 스테이지에 대한 메일을 보내주셨다.
이미지에서 볼수 있듯이 참고하면 좋은 자료들을 정말 다양하게 주셨다. 이건 나만의 추측(?)이긴 한데 예전에 친구가 구글 리크루터 폰 스크리닝을 할때 구글 리크루터분이 친구가 최종적으로 뽑히면 자기 실적?도 되는 것이기에 자신은 당신의 채용을 돕는 사람으로 생각하면 된다-는 식으로 말을 했었다고 들은 기억이 있다.
구글과 마찬가지로 넷플릭스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고 그런 추측이 맞다면 그런 의미에서 나의 채용을 돕고자 저렇게 많은 자료들을 공유주신게 아닐까 싶었다.
어쨌든 열심히 링크들을 모아서 공유주신만큼 나도 다음 면접을 준비하면서 해당 링크들을 다 들어가보고 최대한 열심히 숙지하려고 노력했던것 같다.
내가 그날 밤에 면접 가능한 날짜/시간을 답변으로 보내자 APAC 지사 Talent Coordination팀의 다른분이 다음날 오전에 바로 답변을 주셨고 다음 면접은 빠르게 잡혔다.
리크루터 스크리닝은 6/6 목요일이었고 1차 면접은 그 다음주 6/10 월요일 오후로 결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