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읽다] 다이빙_옥상달빛

점점 작아지는 요즘

멈춰있는 시간이 길수록

마음은 더 불안해

내가 가만히 있는 건

게으름에 져버린 게 아냐

이해할 수 있을까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고

멍하니 앉아 생각도 하고

내일 계획을 적어 보지만

사실(가끔씩은) 내일이 (안 왔으면 해)

아름다울 수 있을까 나의 하루가

매일 밤 무거운 걱정 없이

나를 위해 내일을 또 살자

사람들은 모두 말해

답답한 방에서 이제 그만

밖으로 나오라고

낯설어진 내 신발을 신고

현관문 앞에 잠시 서있다

결국 또다시 포기해버리면

사실 (가끔씩은) 내일이 (안 왔으면 해)

아름다울 수 있을까 우리 하루가

매일 밤 무거운 걱정 없이

나를 위해 또 너를 위해

부질없이 또 넘어져도

마음껏 행복해지자 매일 조금씩

그럴 수 있을 거라고 믿어

너를 믿어 꼭 우린 할 수 있어

요즘 운전하면서 무한 반복하고 있는 옥상달빛의 새 앨범 [40]

곧 마흔이라 그렇다는 주장에는 대놓고 인정하긴 싫지만, 돌아서서는 작게 끄덕일 정도의 수긍은 가능.

가끔 한 없이 우울하고 외로울 때가 있다. 누구나 있겠지.

그럴 때 내가 곧잘 하는 것들을 생각해본다.

책장에 꽂아두었던 책들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제목을 골라 꺼내든다. 읽은 것도 있고 안 읽었던 것도 있고, 안 읽은 줄 알았는데 읽었던 것이라 당황스러운 책도 있다. 그렇게 무작정 활자를 읽어나가거나 책을 들고만 있어도 어느 정도의 우울감이나 외로움이 툴툴 털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적어두고 보니 약간 망상인가 싶기도 하네.

평소에 좋아하던 노래를 콕 찝어 플레이리스트에 가득 채운다. 듣고 따라부르고 듣고 또 듣고. 얼마간의 시간에 내 감정을 같이 흘려보내면 또 어느정도 괜찮아진다. 그 플레이스트를 꽉 채운 노래들은 비슷한 결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꼽는다면 '인디'라고 말한다. 나는 음악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니다. 외로울 때 꺼내 먹고, 즐거울 때 꺼내먹는. 그저 소비만 하는 구경꾼 같은 사람이랄까. 그런 나에게 인디란, 시끄럽지 않은 음악이다. 마치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조근조근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하면 내 이야기처럼 동화되는, 그런 기분을 주는 음악이다. 그래서 멜로디보다 가사에 더 관심을 가지고 듣는 편이기도 하다.

그런 지점에서 내가 옥상달빛을 좋아하는 건 정말 당연한 일이다. 나이대도 비슷하니, 하는 이야기가 꼭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멜로디도 어렵지 않아 나같이 음악에 재주가 없어도 곧잘 따라 부를 수 있고, 부르고 나서는 기분까지 좋아진다.(따라부르기 어렵지 않아서 드는 기분ㅎ) 아이들과 함께 불러도 좋은 곡들을 정말 많이 가지고 있는 듀오이기도 하다 .

아무튼 이 옥상달빛이 새 앨범을 들고 나왔는데, 무려 앨범 제목이 [40]이다. 마흔이란 말이다. 모든 곡이 너무 와 닿아 눈물도 나올 뻔 했다지.

예전엔 '가수'란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 노래 잘 부르는 사람들, 노래 좋아하는 사람들. 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사람들로 여겼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곡을 만들고 부르는 사람들이 가진 '삶'을 대하는 태도에 귀가 기울여진다. 그들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모두 '사람', '삶'에 대한 고민이 깊이 들어있으니. 예전부터 그랬을텐데 내가 미처 알지 못했으리라.

선율, 가사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리저리 재어 넣고 정갈하게 담아 내 놓은 그들의 마음을. 이제서야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게 된다. 이제야 말로 나도 다른사람에게 귀하게 대접 받을 수 있는 때가 시작되려나.

이런게 마흔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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