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3.2017

도둑

by 소구콰




도둑이 들었다.

없어진 것들을 찾지 못했다.

범인의 행방조차 묘연했다.


세상에 나아갈 때,

이상하게 나는 쉬워졌다.

쉽게 작아지고 쉽게 낮아지고.

쉽게 여린 마음을 내어주고 베개를 적셨다.


범인을 쫓을 때마다

나와 닮지 않은 몽타주를 떠올렸다.


마침내 범인을 눈치챘을 때

나는 엉엉 울고 말았다.

벗어날 수도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와 너무 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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