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부러움의 집합체: 우리 가족

by 챠밍맘Charming Mom
team-spirit-2447163_640.jpg 출처 PIXABAY



권사님은 걱정할 게 뭐 있어?



내 부모님은 아무런 지원 없이 결혼생활을 시작하셨다. 엄마와 아빠는 신혼을 지인의 셋방, 그러니까 화장실도 없는 방 한 칸에서 시작했다고 했다. '신혼집'이 아니라 '신혼방'이라고 해야 하나? 신혼집으로 이사 갈 때 리어카 한 대에 짐을 모두 실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어떤 형편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20대 중반, 넉넉지 않은 형편에 결혼생활을 시작한 내 엄마, 아빠는 이제 60을 넘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다. 든든한 빽이 있었던 것도, 돈을 잘 벌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학벌이나 직업이 좋았던 것도 아니고, 외모가 출중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참 신기하다. 지금 우리 부모님은 어딜 가나 "권사님은 걱정할 게 뭐 있어?", "어떻게 그런 좋은 일만 생겨? 정말 부러워 죽겠어"라는 말을 듣는다.




나는 항상 의문이었다. 엄마, 아빠 주변에는 돈이 많은 사람, 자식들이 잘된 사람,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 등 잘난 사람 투성이인데 왜 유독 엄마, 아빠를 부러워하는 거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우리 집은 특별히 뛰어난 점도 없었지만, 뭐 하나 부족한 것도 없었다. 부유하진 않았지만 사치 부리지 않고 살 정도의 생활은 되었고, '사'자 들어가는 직업은 아니지만 두 분 다 한 분야에서 수십 년을 일하셨다. 나와 내 동생은 좋은 대학을 나왔거나 좋은 직장에 들어간 건 아니지만, 각자 가정을 이루고 독립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지금 동생은 꽤 괜찮은 직업을 갖게 되었지만, 그전부터도 사람들은 엄마, 아빠를 부러워했다.) 아마도 결혼과 출산을 진정한 독립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 눈에는, 우리 부모님이야 말로 진정한 독립을 이룬 자식들을 둔 참된 성공의 모델처럼 보였던 게 아닐까.




자식 잘 키웠다



내 엄마, 아빠가 자주 듣는 말이 "자식 잘 키웠다"이다. 직업적인 성공이 아닌, 나와 내 동생의 인성에 대한 칭찬이다. 부모님의 지인들은 나와 내 동생의 인성을 높게 평가해 주시곤 했다. 인사를 잘한다고, 싹싹하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 주셨다.




이제 내 나이 서른다섯, 나도 아이를 가진 부모가 되었다. 부모가 되고 보니 "내 아이도 나와 내 동생처럼 키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의식과잉으로 보일 수 있다, 인정한다. 하지만 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기에 욕먹을 각오하고 솔직하게 적어본다. 이 말은 내가 잘나서 스스로 잘 컸다는 뜻이 아니다. 엄마, 아빠가 나와 동생을 키웠던 것처럼, 주어진 삶에 감사할 줄 알고 행복할 줄 알며,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는 독립적인 인간으로 키우고 싶었달까.




그래서 글을 써보기로 했다. 내가 나의 부모님을 통해 배운 것들, 그리고 내 아이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것들을 말이다. 사실, 이 책은 엄마, 아빠에게 전하는 무뚝뚝한 K의 장녀의 사랑고백이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