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된 레드햇이 10년 된 데이터브릭스보다 싸다는 이상한 현실
데이터브릭스(Databricks)가 최신 투자 라운드에서 1,000억 달러(약 140조 원) 가치평가를 받으며 이 금액대에 도달한 네 번째 비상장 기업이 됐다. 스페이스X(SpaceX), 바이트댄스(ByteDance), 오픈AI(OpenAI)에 이어서다. 아파치 스파크(Apache Spark) 기반으로 구축된 이 데이터 분석 기업의 가치는 지난 12월 대비 61% 급등했다.
2019년 IBM이 340억 달러(약 48조 원)에 인수한 레드햇(Red Hat)이 이제는 초라해 보일 정도다. 불과 6년 만에 오픈소스 기업 가치평가의 판도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오픈소스는 취미 개발자들이 여가 시간에 하는 일로 여겨졌다. 1999년 레드햇(Red Hat)이 상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었다. "제품을 공짜로 나눠주면서 어떻게 돈을 벌겠다는 거야?" 하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주요 기술 스택의 백본이 오픈소스로 이루어져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변화의 가속도다. 2010년 이후 설립된 기업들이 수십 년간 카테고리를 구축해온 기업들보다 몇 배나 높은 가치를 받고 있다. 데이터브릭스(Databricks)는 지난 12월 이후만으로도 61% 성장했다. 깃허브(GitHub)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 75억 달러(약 105조 원)에 팔렸지만, 더 새로운 플레이어들은 그 10배 가치평가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 트렌드에 대한 확신은 정치권에까지 번졌다.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전 하원의장의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지분이 1,100만 달러(약 154억 원) 이상으로 두 배가 됐다고 보도됐다. 이제 핵심 제품을 공짜로 나눠주는 것이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에서 가장 가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았다.
몽고DB(MongoDB), 일래스틱(Elastic), 깃랩(GitLab) 등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설립된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에서 수백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오픈소스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의 기본 토대가 되면서, 투자자들이 이 인프라의 조각들을 소유하기 위해 천문학적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이 생긴다. 소프트웨어를 공짜로 나눠주는데 어떻게 이런 가치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CEO 알리 고드시(Ali Ghodsi)는 이를 "연속 홈런"에 비유했다.
"첫 번째 홈런은 오픈소스 홈런이다. 소프트웨어를 공짜로 나눠줘야 하는데, 이게 반드시 홈런이어야 한다. 전 세계가 사랑하고 다운로드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적재산권을 공짜로 나눠준 것뿐이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이다. 그다음 또 다른 홈런을 쳐야 한다. 피터 틸(Peter Thiel)의 표현으로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보다 10배 더 나은 제로 투 원(Zero to One)을 만들어야 한다."
성공한 오픈소스 기업들은 네 가지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서비스 모델: 레드햇(Red Hat)과 리눅스(Linux)가 개척한 방식이다. 복잡한 배포 환경을 가진 기업들에게 고객 지원, 수동 업데이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스팅 모델: 깃허브(GitHub)와 깃(Git)이 대표적이다.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네트워크 효과를 해자로 활용한다.
프리미엄 모델: 몽고DB(MongoDB)가 완성한 방식이다. 무료 데이터베이스를 마케팅 깔때기로 활용해 보안, 인증, 성능, 확장성 등 추가 기능이 필요한 기업 고객을 확보한다. 컨플루언트(Confluent), 일래스틱(Elastic) 등이 비슷한 전략을 따랐다.
플랫폼 모델: 데이터브릭스(Databricks)가 구현한 방식이다. 여러 오픈소스 기술의 플랫폼을 제공하고, 기업용 버전의 편의성과 성능에 대가를 받는다. 점점 더 많은 기능을 플랫폼에 추가해 차별화를 만든다.
하지만 정말 큰돈은 오픈소스를 직접 판매하는 게 아니라 전략적 도구로 활용하는 데서 나온다. "보완재를 상품화하라"는 전략이다. 가치 사슬의 한 부분을 상품화하면, 가치가 다른 부분으로 흘러간다.
구글(Google)이 이 분야의 마스터이다.
안드로이드(Android) 인수로 검색의 핵심 접점 보호
크로미움(Chromium) 오픈소스화로 검색 접점 유지
쿠버네티스(Kubernetes) 오픈소스화로 AWS(Amazon Web Services)에서 벗어나기 쉽게 만들기
이 전략이 지금 AI 분야에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메타(Meta)의 라마(Llama):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라마(Llama)를 개발하면서도 무료로 제공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선도적 모델에 대한 통제권을 원하기 때문이다. 단일 경쟁자가 AI 모델에 대한 독점을 확립하는 것을 막으면서 자신들의 핵심 소셜미디어와 광고 사업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엔비디아(Nvidia)의 소프트웨어 투자: CUDA(CUDA)는 물론이고 모델부터 에이전트 프레임워크까지 AI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오픈소스로 개발한다.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에서 훨씬 많은 수익을 내지만, 소프트웨어를 공짜로 제공해 개발자들을 자신들의 하드웨어에 락인시키려는 전략이다.
오픈AI(OpenAI)의 이중 전략: 이전 버전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오픈소스는 훌륭한 마케팅 도구다. 둘째, 오픈AI(OpenAI)는 주로 애플리케이션 레이어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API 요금 없이도 생존할 수 있다.
핵심 문제는 여기 있다. 오픈소스로부터 창출된 가치보다 포착된 가치가 훨씬 적다는 것이다. 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특정 누군가에게 이익을 주지 않았다. 모든 사람에게 이익을 줬다.
소프트웨어 진입 장벽이 낮아질수록 오픈소스는 더욱 보편화될 것이지만, 수익 창출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하지만 미래는 밝다. 오픈소스 기업들의 전략적 가치는 계속해서 미래 현금흐름의 할인 가치를 넘어설 것이다. 데이터브릭스(Databricks)가 테이블러(Tabular)를 10억 달러 이상에 인수한 것처럼, 많은 오픈소스 기업들이 현금흐름으로 창출할 가치보다 전략적으로 훨씬 더 가치 있기 때문이다.
오픈소스가 진짜 돈이 되는 시대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