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할아버지가 54세 아저씨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세계 부자 1위 쟁탈전: 래리 엘리슨 420조 vs 일론 머스크 560조

by ChartBoss 차트보스


출처: Bloomberg


오라클이 테슬라를 역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서 흥미로운 역전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의 순자산이 약 300억 달러(약 420조원)를 넘어서며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약 400억 달러(약 560조원)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2021년 말부터 2025년까지의 흐름이 극명하다. 머스크는 2022년 중반 약 100억 달러(약 140조원) 수준까지 추락했다가 2024년부터 다시 급등했다. 반면 엘리슨은 상대적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각각의 주력 기업 성과가 있다. 테슬라(Tesla)는 중국 전기차 경쟁 심화와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지연으로 주가 변동성이 컸다. 반면 오라클(Oracle)은 클라우드와 AI 인프라 수요 급증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블룸버그도 인정한 "죄악감 드는" 부의 격차

블룸버그는 자신들의 억만장자 지수를 보면서 "때때로 죄악감을 느낀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일부 사람들의 부가 "역겹도록" 많다면서도 "매혹적"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솔직함이 오히려 현실적이다.


실제로 이들의 순자산은 한국 GDP(약 2,000조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개인 두 명이 중형국가 하나만큼의 부를 소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 흥미로운 건 이런 부의 대부분이 "장부상 가치(paper wealth)"라는 점이다. 실제 현금이 아니라 주식 시가총액에 기반한 계산상의 부다. 주가가 반토막 나면 순자산도 반토막 난다.


AI 붐이 만든 새로운 부의 지형도

엘리슨의 추격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오라클이 AI와 클라우드 인프라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ChatGPT 같은 AI 서비스들이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대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머스크는 테슬라 외에도 스페이스X, 뉴럴링크, X(구 트위터) 등 여러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이 적자이거나 미래 가치에 의존하고 있다. 당장의 현금 창출 능력에서는 오라클이 더 안정적이다.

이는 투자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래의 꿈"보다 "현재의 실적"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들

첫째, 오라클 주식의 재평가 가능성이다. 그간 "레거시 기업"으로 여겨졌던 오라클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클라우드 전환이 늦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것이 차별화 요소가 되고 있다.


둘째, 테슬라의 변곡점을 주시해야 한다. 중국 BYD 등 경쟁사들이 급성장하고 있어 테슬라의 독주 시대는 끝났다. 자율주행이나 로봇택시 같은 "다음 단계" 기술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셋째, AI 인프라주의 부상이다. 화려한 AI 서비스 기업들 뒤에서 묵묵히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한국의 SK하이닉스, 삼성전자도 이런 맥락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주가 속 허상을 잊지 말자

하지만 이런 순자산 경쟁에 너무 매몰될 필요는 없다. 블룸버그도 지적했듯이, 이 지수에는 방법론적 한계가 있다. 공개기업 지분은 쉽게 계산되지만, 사적 자산은 추정에 의존한다.


실제로 블룸버그 창업자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는 자신의 지수에서 제외되어 있다. 추정 순자산이 최소 1,000억 달러(약 140조원)에 달하지만 비공개 기업이라 정확한 계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부는 하룻밤에 증발할 수도 있다. 2022년 머스크가 약 2,500억 달러를 잃었던 것처럼, 시장 변화에 따라 순자산은 극적으로 변한다.


진짜 부자는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이런 공개된 순자산 경쟁보다 더 흥미로운 건 "보이지 않는 부"일 수 있다. 사우디 왕실, 중동 오일머니, 각국 정치 엘리트들의 숨겨진 자산은 추정조차 어렵다.


또한 이들의 부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개인이 수백조원을 소유하는 것이 과연 건전한 경제 구조인지, 이런 부의 집중이 혁신을 촉진하는지 아니면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키는지는 여전히 논란이다.


결국 이런 "부자 경쟁"은 현대 자본주의의 극단을 보여주는 하나의 현상일 뿐이다. 중요한 건 이들이 만든 기업과 기술이 실제로 사회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느냐는 것이다.


한줄평

개인이 한 국가의 GDP 4분의 1을 소유하는 시대를 보면, 이제 "부자"와 "국가"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나 보다.





매거진의 이전글신흥국들은 경제 성장을 포기하고 인플레이션과 전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