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OECD 평균보다 100점 넘게 높은 비결
OECD가 3년마다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PISA)의 2022년 결과가 전 세계 교육계를 뒤흔들었다. 수학 영역에서 싱가포르가 575점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마카오(552점)보다 23점, OECD 평균(472점)보다는 무려 103점이나 높다.
더 놀라운 건 싱가포르 혼자만 잘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상위 6개국이 모두 동아시아다. 마카오(552점), 대만(547점), 홍콩(540점), 일본(536점), 한국(527점)이 싱가포르를 바짝 뒤쫓고 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에서는 1~2위를 기록했다.
유럽 국가들은 500점대에서 간신히 체면을 지켰다. 에스토니아가 510점으로 유럽 1위를 차지했고, 스위스(508점), 네덜란드(493점)가 뒤를 이었다. 아일랜드, 벨기에, 덴마크, 영국, 폴란드는 모두 489점으로 동점을 기록하며 OECD 평균을 겨우 웃돌았다.
교육 강국으로 유명했던 핀란드는 484점으로 추락했다. 독일은 475점, 프랑스는 474점에 그쳤다. 미국은 더 참담해서 465점으로 OECD 평균에도 못 미쳤다.
PISA는 단순 암기력을 테스트하지 않는다. 15~16세 학생들이 수학 지식을 실생활 문제에 얼마나 적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복잡한 상황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고, 적절한 문제 해결 전략을 선택하고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싱가포르 학생 중 41%가 최고 등급인 레벨 5 이상을 달성했다. OECD 평균(9%)의 4배가 넘는다. 대만(32%), 마카오(29%), 홍콩(27%), 일본(23%), 한국(23%)도 모두 20% 이상의 최상위권 학생 비율을 기록했다.
반대로 81개 참가국 중 42개국은 최상위권 학생 비율이 5%도 안 된다. 이 격차는 단순히 점수 차이가 아니라 학생들의 사고 능력 자체가 다른 수준임을 의미한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엄격한 교육 프로그램과 높은 학업 기대치다. 싱가포르는 2009년 PISA에 처음 참가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적을 개선해왔다. 이미 최고 수준인 상태에서도 계속 발전한다는 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증거다.
흥미로운 건 팬데믹 충격이다.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OECD 평균은 수학에서 15점 급락했다. 전례 없는 하락폭이다. 하지만 한국, 일본, 리투아니아, 대만은 성적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개선했다. 코로나19가 모든 나라를 평등하게 때린 건 아니었다.
PISA 점수는 단순한 성적표가 아니다. 연구자들은 높은 PISA 순위가 경제적 성공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점수 40점 차이는 대략 1년치 교육 격차에 해당한다. 싱가포르(575점)와 미국(465점) 사이의 110점 차이는 거의 3년 차이다.
21세기 글로벌 지식 경제에서 학생들을 제대로 준비시키는 교육 시스템이 누구인지, 숫자가 냉정하게 보여준다.
아시아는 수학 시험지를 풀고, 유럽은 과거를 회상하고, 미국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