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홈 리모델링 광풍이 끝나자 나타난 충격적인 현실
미국인들의 전례없던 홈 리모델링 광풍이 벽에 부딪혔다. 하버드 주택연구센터(Harvard Joint Center for Housing) 데이터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 3천억 달러 수준이던 미국 가정의 리모델링 지출이 2022년말 5천130억 달러 정점을 찍은 후 완전히 정체되었다. 2022년 4분기 이후 지출은 광범위하게 평평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연구센터의 분석이다.
이는 단순한 시장 조정이 아니라 소비자 우선순위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년간 리모델링 지출은 24% 급증했고, DIY 프로젝트만으로도 44% 증가해 660억 달러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자 미국인들은 자신의 거주공간을 변화시키는 데 기록적인 돈을 쏟아부었던 것이다.
당시 조건은 완벽했다. 제로에 가까운 금리,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늘어난 주택 담보대출 한도, 재택근무 확산, 정부 부양책으로 불어난 저축까지. 모든 요소가 홈 리모델링 붐을 위해 정렬된 듯했다. 특히 코로나로 집에 갇힌 사람들에게 홈 오피스는 필수가 되었고, 침실과 거실 개조는 삶의 질을 높이는 투자로 여겨졌다.
하지만 경제 현실이 가혹하게 돌아왔다. 금리 인상, 주택 매매 둔화, 인력 부족, 자재비 인플레이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2023년 평균 리모델링 지출이 2만 4천 달러였던 것이 2024년에는 2만 달러로 떨어졌다. 홈오피스 관련 지출은 50%, 침실 리모델링은 21%나 감소했다.
미국인들이 여전히 집을 고치고 있긴 하지만, 이제는 훨씬 신중하게 지갑을 연다. 더 이상 '일단 해보자'는 분위기가 아니라 '정말 필요한가'를 따져보는 시대가 온 것이다.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이 만들어낸 지속 불가능한 붐이 드디어 막을 내린 셈이다.
이런 변화는 홈디포 같은 홈 인테리어 소매업체와 시공업체들에게는 장기간의 역풍을 예고한다. 그들이 누렸던 황금기는 이제 추억이 되었고, 정상화된 수요에 맞춰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할 때가 왔다.
집콕하며 집 꾸미던 시절이 그리워지는 시대, 이제 미국인들도 가성비를 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