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프랭클린이 3D로 업그레이드된 사연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폐가 더 똑똑해졌다

by ChartBoss 차트보스



100달러 지폐가 받은 하이테크 성형수술

2013년,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이 14년 만에 새 옷을 입었다. 신형 100달러 지폐는 단순한 디자인 변경이 아니라 첨단 보안 기술의 집합체다. 위조범들을 골탕 먹이기 위해 미국 조폐국이 총동원한 기술력을 보면 거의 SF 영화 수준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파란색 3D 보안 리본이다. 지폐를 기울이면 종 모양과 숫자 100이 번갈아 나타나며 움직인다. 마치 홀로그램 스티커를 보는 것 같지만, 훨씬 정교하다. 이 기술은 마이크로 렌즈를 이용한 것으로, 위조하려면 엄청난 비용과 기술이 필요하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새로운 패션 센스

벤자민 프랭클린의 초상화도 업그레이드됐다. 더 선명하고 입체감 있게 그려진 건 물론이고, 지폐를 기울이면 그의 어깨 부분에서 약간의 색깔 변화가 일어난다. 18세기 정치가가 21세기 기술을 만났다고 보면 된다.


오른쪽 하단의 독립선언서 잉크병도 특별하다. 지폐를 움직이면 구리색에서 초록색으로 변한다. 이는 색상 변화 잉크라는 기술로, 일반인이 쉽게 진위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든 장치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지폐의 고민

100달러 지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지폐 중 하나다. 미국 밖에서 사용되는 달러 현금의 80% 이상이 100달러 지폐라는 통계도 있다. 특히 정치적으로 불안한 지역이나 인플레이션이 심한 나라에서는 달러가 사실상 제2의 통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인기가 많을수록 위조범들도 더 관심을 갖는다는 점이다. 구형 100달러 지폐는 상대적으로 위조하기 쉬워서, 북한이나 기타 국가에서 만든 정교한 위조지폐가 종종 발견됐다. 이를 '슈퍼 노트(supernote)'라고 부를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14년 걸린 완벽한 지폐 만들기

신형 100달러 지폐 개발에는 무려 14년이 걸렸다. 처음 계획은 2013년보다 훨씬 빨랐지만, 기술적 문제로 계속 연기됐다. 특히 3D 보안 리본 제작 과정에서 예상보다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조폐국(United States Mint) 입장에서는 완벽해야 했다.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지폐인 만큼 조금이라도 허점이 있으면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2013년 10월 8일, 벤자민 프랭클린은 하이테크 갑옷을 입고 세상에 다시 나왔다.


스마트폰으로도 확인 가능한 진위

새로운 보안 기능들은 대부분 특별한 장비 없이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손전등으로 비춰보거나, 지폐를 기울여보는 것만으로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있다. 고도의 기술을 써서 만들었지만, 사용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게 설계한 것이다.


이제 100달러 지폐는 단순한 화폐가 아니라 미국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작은 전시관 같은 존재가 됐다. 벤자민 프랭클린도 자신의 얼굴이 이렇게 하이테크해질 줄은 몰랐을 것이다.


한줄평

300년 전 벤자민 프랭클린이 21세기 기술로 무장하고 위조범들과 전쟁을 벌이는 중.





매거진의 이전글세계 1위 의료비를 쓰는 미국인들이 일찍 죽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