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년 전 철도회사가 더 무서웠다
"빅테크(Big Tech)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말을 하루에 몇 번씩 듣는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너무 커져서 독점이라고 난리다. 정말 그럴까?
차트를 보면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다. 1900년 철도회사들은 미국 주식시장의 60-70%를 차지했다. 반면 2025년 현재 빅테크는? 고작 30-40% 수준이다. 125년 전 철도가 지금 빅테크보다 두 배 가까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1900년을 상상해보자. 주식 시장에서 10개 회사 중 7개가 철도회사였다. 철도가 곧 경제였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고, 물건을 나르고, 사람들의 삶 자체를 좌우했다. 철도 없이는 장사도 안 되고, 여행도 안 되고, 심지어 편지도 못 보냈다. 말 그대로 "철도 = 문명"이었던 시대다.
지금 구글 없어도 네이버로 검색하고, 아이폰 없어도 갤럭시 쓰면 되잖아? 그때는 그런 대안이 없었다. 철도 아니면 마차였으니까.
2025년 현재 빅테크 점유율 30-40%도 사실 엄청난 숫자다. 하지만 1900년 철도와 비교하면 그럭저럭 수준이다.
더 놀라운 건 빅테크가 다른 산업을 죽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살려준다. 우버는 자동차 산업을 키웠고, 넷플릭스는 콘텐츠 산업을 부활시켰다. 아마존은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판로를 열어줬다.
반면 1900년 철도는 다른 운송업체들을 완전히 짓밟았다. 마차업체, 강 운송업체들이 모조리 망했다.
빅테크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AI, 양자컴퓨팅 같은 새로운 기술이 지금의 판도를 바꿀지 모른다.
요즘 미국이나 유럽에서 빅테크 규제 법안이 쏟아진다. "애플 앱스토어 독점!", "구글 검색 독점!", "아마존 시장 지배!" 하면서 난리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좀 이상하다. 30-40% 점유율로 이렇게 난리 치는 게 맞나? 1900년 철도는 70% 독점해도 그때 사람들이 지금만큼 호들갑 떨지 않았는데. 물론 빅테크를 완전히 규제하지 않아야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30-40%도 충분히 위험한 수준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독점"이라고 하기엔 과장일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빅테크는 다른 산업을 아예 죽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키워준다. 쿠팡 때문에 택배업이 망했나? 오히려 더 커졌잖아. 유튜브 때문에 방송업이 사라졌나? 새로운 크리에이터들이 더 많이 생겨났다.
1900년 철도는 달랐다. 철도가 뻗으면 마차업체는 완전히 망했다. 운송업체도 문 닫았다. 대안이 없었으니까.
역사는 반복된다. 1900년에는 철도, 2025년에는 빅테크. 그럼 2125년에는 뭐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을까?
아마 우리가 상상도 못 할 산업일 거다. 1900년 사람들이 "검색 엔진"이나 "소셜 미디어"를 상상할 수 없었던 것처럼.
중요한 건 어떤 산업이든 영원한 독점은 없다는 점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새로운 혁신이 나타나면서 기존 강자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금 빅테크를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100년 후에는 "그때가 좋았지"라고 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빅테크 독점이라고 난리인데, 우리 증조할아버지는 철도 독점이 더 무서웠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