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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Jul 04. 2024

바람피지 않는 것, 당연한가요?

어떤 사람이 바람피지 않는 것은 당연하게 아닌가하고 질문하였다. 나는 그렇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 않다고 답하였다. 


연인 간에 바람피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당연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바람 피지 않아야 하는 것을 뭐라고 생각하는지 질문하였습니다. 질문 내용이 만약 바람피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면,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옳지 않다는 것이라면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바람피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과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생각과는 전제 조건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저는 ‘연인 간에 바람피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것에도 동의하면서도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는 생각에도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윤리적 규범과 현실과의 차이 때문입니다. 질문자가 제시한 문제 가운데 ‘바람피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하는 것은 윤리적 규범입니다. 그러나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는 것은 논리적 규범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윤리적 규범이란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인간은 사회생활을 하지 않으면 다른 동물과 다름없이 문화나 과학이나 지식을 발전시키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따라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인간이 지켜야 할 규범을 만들었습니다. 다시 말해 윤리적 규범이란 인간이 지키지 않기 때문에 만든 것이기 때문에, 윤리적 규범에 맞지 않게 행동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사람이라고 합니다. 

논리적 규범이라 자연현상을 관찰하고 그에 따라 이론을 정립하고 원칙을 만든 것입니다. 논리적 규범이 있었기 때문에, 인간은 과학도 발전시키고 생산의 향상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논리적 규범은 원인으로부터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논리적 규범 가운데 가장 확실한 원리는 ‘이 세상에는 변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것은 바로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것이고, 이것은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종교의 입장이 아니라면, 이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 산과 강, 육지와 대양 등이 고정된 것 같지만 많은 세월을 두고 보면 그것도 변합니다. 다시 말해 신을 제외하고 이 세상에는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따라서 윤리규범과 논리규범은 전제가 서로 다릅니다. 윤리규범은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그렇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고, 논리규범은 반드시 그렇게 하여야 하는데, 만약 그렇지 않으면 그 이론은 옳지 않는 것으로 인정하고 새로운 이론을 만듭니다. 자연과학에서 토머스 쿤의 패러다임 이론이 그래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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