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내 작아진 여성성

40대 여자의 복잡한 심정

by 차선령

나는 까불고 장난 심하고 목소리 큰 사내아이 같다.

머리 기른 적 없고 교복바지를 즐겨 입던 난

여성스러움은 코딱지만큼도 없다는 소릴 들어왔다.


그런데… 내 몸은 여성호르몬 과다로 끊임없이 아파왔다.

미련하게 통증을 꾹 참아오다

이틀 연속 쓰러지고 나서 지체할 수 없음을 알았다.


수술실에 대기하여 누워있는데

여기저기서 생명이 탄생하는 소리를 직접 듣는다.


어릴 적엔 결혼도, 아이도, 가정도

매년 오는 봄날처럼 당연히 피어나는 건 줄 알았다

그 햇살을 품기 위해선 애써야 함을 이젠 안다.

선택의 기로에서 결단하고 포기해야 한다.


누구나 지나갈 수 있는 평탄한 길을 걷는 것이

얼마나 고귀한 일인지 새삼 느끼며


전신마취 정신을 겨우 차리고 첫 방구를 기다린다.

후회는 방구와 함께 날려버리자.

(방구를 뀌어야 일반식을 먹을 수 있다)


나는 왜 항상 시간이 넘칠 땐 딴청부리다

마감일이 닥쳐야만 조급한가.


조금 작아졌지만 주인을 닮아 용맹할 것이 분명한

내 여성성과 함께

앞으로 어떻게 살지 겸손하게 고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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