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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챗대리 Jan 27. 2023

33살 무경력 백수를 대기업 마케터로 이끈 책 3권


33살의 퇴사 결심,

제로베이스에서

광고회사 PM이 되기까지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 저는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냈습니다.


그 당시 공공기관에 다니고 있던 저는, 제 성향과 맞지 않는 폐쇄적인 업무 방식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기에는 늦었다고 할 나이였지만, 그 당시 직무를 평생 할 자신이 없었기에 도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느껴졌죠. 


그렇게 저는 다니던 회사를 퇴사 후 전혀 관련이 없던 마케팅 직무에 새롭게 도전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렇게 무모하게 시작한 경력이

현재는 만 3년을 넘어 나름 대기업이라 불리는 광고회사에서 PM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블로그 알바부터 시작했지만 6개월~ 1년 단위로 조금 더 큰 회사로 이직을 거듭한 결과 현재 회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성과를 만들어주는 마케터의 '책'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빠르게 이직하며 커리어를 점프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수치로 증명되는 ‘성과’였는데요, 매번 면접 때마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제 자신을 피력할 수 있었고, 그 덕에 짧은 시간에 커리어를 만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성과를 만들 수 있게 도와준 가장 큰 조력자 중 하나가 바로 "책"이었습니다.


어린 신입 분들 보다 더 빨리 배우고 업무에 적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업무 외 시간에 다양한 책을 찾아본 덕에 업무실력이 더 빠르게 늘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로베이스에서 마케팅을 시작한 저에게 실무 전반에 걸쳐 가장 큰 도움을 준 책 3권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마케팅 직무에 도전하려는 분들, 또는 이제 막 마케팅 실무를 시작하신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책 소개를 시작합니다.




기억에 남는 광고 카피를 쓰는 방법, <스틱>


평범했던 샌드위치 체인

"서브웨이"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든 메세지


여러분은 "서브웨이"와 "퀴즈노스" 둘 중 어떤 브랜드를 좀 더 친숙하게 느끼시나요?

아마도 대부분 "서브웨이" 일 겁니다. 사실 90년대까지만 해도 두 업체는 비슷한 수준의 경쟁자였습니다.

그러나, 서브웨이의 매출규모는 08년 이후, 퀴즈노스의 5배를 기록하는데요. 


이와 같은 브랜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의 머릿 속에 서브웨이를 각인시킨 하나의 광고 덕분이었습니다.


광고는 '제러드'라는 뚱뚱한 남자가 집 앞에 서있는 모습을 비추면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아나운서가 말합니다.

"이 사람은 제러드입니다."

"그는 예전에 192킬로나 나갔지요."

화면에 60인치짜리 바지를 입은 제러드의 사진이 가득 펼쳐집니다.

"하지만 그의 몸무게는 지금 80킬로입니다.
그는 이 모두가 서브웨이 다이어트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서브웨이의 광고 모델이었던 '제러드' (실제로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고 살을 뺐다)


"저 사내가 자기가 발명한

다이어트 방법으로

살을 100킬로나 뺐대! 와우!"


이 광고는 방영되는 즉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미국 전역에 방송되었으며 '서브웨이'는 매출의 극적인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사실 이 광고는 송출 전, 패스트푸드를 다이어트 음식인 것처럼 광고하면 안 된다는 임원진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 디렉터가 이 이야기를 '발견'해 냈고 이야기의 가능성을 보고 돈을 받지 않고 제작하겠다며 광고를 강행한 결과, 엄청난 매출로 이어졌습니다.


6가지 원형만 익히면

누구나 창의적인 메세지를

쓸 수 있다


책 '스틱'에서는 이 이야기가 그렇게까지 반향을 일으킨 이유가 바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스틱 메세지의 6가지 원형에 해당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국제광고페스티벌 수상하거나 최종 후보까지 간 광고 작품 200개 중 약 90%가 이 여섯 개의 원형으로 분류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즉 이 6가지 원형을 익히면 누구나 창의적이고 기억에 남는 카피를 쓸 수 있다는 겁니다. 책에서도 광고를 한 번도 만들어보지 않은 초보자들에게 이 원칙을 잘 가르쳐서 단 2시간 만으로 창의적이라는 평가를 듣게 만드는 연구 사례가 나옵니다.


스틱, P45. 단, 2시간의 훈련만에 창의적인 카피라이팅 능력을 개발한 연구사례

광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들을 세 집단으로 구분해 각각의 집단에 상품에 관해 동일한 배경지식을 제공했다.
 
첫 번째 집단은 상품에 관한 배경지식을 얻은 후 아무런 훈련 과정도 거치지 않고 곧장 광고 제작에 돌입했다.
 
훈련 여부에 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한 경험 많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그중 가장 뛰어난 열다섯 개의 광고를 선택했고 이어 소비자들이 그 광고들을 검토했다. 소비자들은 이 광고들이 "짜증 난다"라고 평가했다

…(중략)…

반면, 마지막 집단은 두 시간 동안 6개의 창의적 원형을 이용하는 방법에 관해 교육을 받았다. 다시 한번 같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열다섯 개의 광고를 골라냈고, 소비자들이 검토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들이 창의력에서 엄청난 평가를 받는 게 아닌가!
 
이 집단의 광고는 기존 집단의 광고들에 비해 50퍼센트 이상 창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상품에 관해서도 55퍼센트 이상 높은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냈다.
 
겨우 두 시간 동안 교육을 받았을 뿐인데 말이다.

창의적인 메시지를 만드는 체계적인 방법은 실제로 통하는 것이 틀림없다!


회사 입사 후 처음으로 카피를 짜는 일을 맡아 머리를 쥐어뜯을 때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카피 라이팅을 잘 쓰고 싶어 관련된 책들을 찾아보다가 알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인데요,


저 역시 책에서 소개한 6가지 원형을 익히고 난 뒤,

카피라이팅 실력이 한층 올라간 것을 스스로 많이 느꼈습니다.


지금도 카피 쓰기가 막막할 때면 1순위로 펴보게 되는 책으로

글쓰기 업무가 처음이거나, 광고 기획에 막막함을 느끼는 분들이라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화제가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면, <컨테이저스>


떠오를 계기가 있어야

입소문도 나는 법


'노이즈 마케팅'이란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상품을 부정적인 구설수에 오르게 하여 마케팅의 효과를 내는 방법을 말하는 단어인데요.


악평이 쇄도했던 "사나운 사람들"이라는 책이 바로 그 예입니다. 뉴욕 타임즈에서는 이 책을 "너무 갑작스럽게 어투가 달라져서 읽기 불쾌할 정도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뉴욕타임즈에 부정적 서평이 실리자, 판매량이 4배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컨테이져스'에서는 이러한 입소문의 비결을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올라야, 입소문도 날 수 있다는 것인데요, '계기'의 원칙 외에도 '소셜 화폐', '감성'등 총 6가지를 바이럴을 만드는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컨테이저스에서 말하는 '입소문'의 핵심 원칙 6가지

1. 소셜 화폐: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화자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는가?
2. 계기 : 제품을 떠올릴 만한 단서가 있는가?
3. 감성 : 제품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감정을 불러일으키는가?
4. 대중성 : 제품이 그 자체로 광고효과가 있는가?
5. 실용적 가치 :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면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가?
6. 이야기성 : 사람들이 공유하고 싶어지는 이야기에 제품이 포함되어 있는가?


광고 기획 업무 당시, 단 1~2주 사이에 제가 기획한 광고에

갑자기 댓글이 400개 가까이 갑자기 달리며 매출이 엄청나게 치솟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제품을 쓰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광고였는데요, 라이브 후 얼마 뒤부터 사람들이 그 이미지를 가지고 친구를 소환해 놀리기 시작했습니다 (00야, 이거 안 쓰면 너처럼 된대~) 그러면서 댓글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고 엄청나게 바이럴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일종의 부정적인 바이럴이라 할 수도 있는 것이라 매출이 늘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이상하게 느껴졌는데요. 그러나 '컨테이저스'를 읽고 나서 내 광고가 그들에게 '계기'가 될 수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입소문으로 성공한 제품을 연구해 실제로 입소문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을 잡게 해 줍니다. 책을 참고한 덕분인지 이후에도 바이럴 된 콘텐츠를 여러 개 제작할 수 있었기도 하고요.  


콘텐츠를 기획할 때마다 스틱과 함께 가장 많이 참고하는 책으로 광고 기획 실력을 키우는데 많은 도움이 됐던 책이라 광고 기획 업무를 시작하게 된 분께 일독을 권합니다.   



어려운 업무 대화를 풀어내는 법, <대화의 심리학>


스트레스받는 업무 대화를

잘 풀어낼 수 있는 방법


혹시 여러분은 업무 중에 아래와 같은 대화 갈등을 경험해 본 적이 있나요?

동료:
"00님, 일을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해요?
바쁘신 건 알지만, 차트랑 그래프 다 약간씩 틀렸잖아요,
아무래도 다시 해야겠어요"

나:
"저 그게... 그 차트가 완벽하다고
 할 수 없을지 몰라도 내용은 명확하지 않나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작성했어요"

(바빠 죽겠는데, 내 일도 아니지만 부탁해서 도와준 건데..
조금 틀린 거 가지고 뭐라고 하냐...ㅠㅠ)

 동료:
"이런 상태의 자료를 내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계시잖아요?"

나:
"제 생각에는..."

 동료:
"그만 얘기하죠. 시간이 없어요. 여하튼 고쳐야 하니까 빨리 진행하죠"

나:
"....(한숨) 알았어요 다시 할게요"

출처: 대화의 심리학, P25 - 어려운 대화의 전형적인 사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안 좋고, 관계도 불편해지는 것 같은 대화입니다. 아마 말 센스가 뛰어난 분이 아니라면 위와 비슷한 상황을 한번쯤은 경험해 보셨을 것 같은데요.ㅎㅎ 협업이 많은 마케팅 직무 특성상 피할 수 없는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이러한 갈등 대화를 잘 풀어나가는 것도 중요한 업무 역량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는 위와 같은 다양한 실제 대화 사례가 실려있어, 어떤 것이 잘못된 대화인지 그리고 어디서부터 대화를 고치고 풀어나가야 할지 하나하나 첨삭하듯이 설명해주고 있어 굉장히 유용하게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저는 이 책에서 코치해 주는 대로 대화 후, 적대적이었던 외부 관계자가 우호적으로 변했던 경험도 있었답니다.


책에서 보았던 인상 깊은 구절을 소개해보자면, 이렇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라고 묻지 말고 그들은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어떤 정보를 갖고 있을까?라고 자문해 보라. 자기 생각에 기초한 확신은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을 막아버리지만 호기심은 그 길을 열어준다.
"해석과 판단을 탐구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반대로, 누가 옳고 그른지를 결정하려 한다면 대화는 거기서 단절될 것입니다."
어떤 잘못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상대방이 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상대방에게 자기 방어를 할 필요성을 덜어주면, 훨씬 사실을 털어놓기 쉽게 만든다. 예를 들면 아마 이런 식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런 말을 해서 놀랐습니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 아닌데…”

출처: 대화의 심리학 Difficult Conversation


말하는 센스가 그렇게 뛰어난 편이 아닌 1인으로서,  다양한 책과 영상자료를 찾아봤지만 이 책만큼 도움이 되는 책은 없었습니다. 직무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강력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소통 능력을 키우고 싶은 분이라면 많은 도움이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 다만, 이 책은 아쉽게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품절된 상태인데요, 다행히 중고로 많이 풀려있어서 아직까지는 온라인 중고로 쉽게 살 수 있습니다.(링크)



여기까지, 제 커리어를 만들어준 인생 책 3권을 추천드렸는데요,  

처음 마케팅 업무 시작을 블로그 및 sns광고기획 업무부터 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렸기에 직무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세 권 다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책들이기에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마케터에 도전하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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