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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우림 이원종 Dec 04. 2019

화폐로 사용된 차茶? 도끼로 쪼개는 차茶? 청전차!

흑차 청전차, 푸른 찻잎으로 만들어진 푸른 벽돌차, 제2의 아편전쟁

제가 중국의 한 지역을 방문했을 때 청전차를 대접받은 적이 있습니다. 잊을 수 없는 것은 대패로 청전을 깍아 그 대팻밥으로 우려 주었다는 겁니다. 차관에서 만나는 차 깍는 대패라, 역시 세상은 넓은 곳입니다. 반면, 청전을 밥보다도 즐기는 몽골인들은 도끼질을 해서 토막을 내고 다시 칼로 쪼갠다고 합니다. 

그만큼 벽돌처럼 단단하게 긴압된 차, 그것이 청전입니다.


화폐로도 사용된, 푸른 벽돌차

몽골인들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그네들의 차사랑 또한 범상치가 않습니다. 여타 지역민들이 ‘하루 세 끼 식사’를 반드시 챙긴다면, 몽골인들은 ‘하루 세 번의 차와, 한 끼의 식사’를 즐깁니다. 차를 많이 마시는 이는 연 평균 15kg에 이르고, 적게 마시는 이도 8kg 정도 합니다. 그러니 한 때 몽골에서 청전이 화폐로 쓰였다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만은 않습니다. 청전이 워낙 몽골 유목민의 필수품이어서 청전이 있으면 모든 물물교환이 가능했습니다. 예를 들어 양 머리 하나는 청전 열두 편에 거래되었다고 하며, 같은 방식으로 양털, 모피, 낙타도 청전으로 거래되었다고 합니다.


청전차를 만드는 방법


청전을 만들기 위해서 성숙한 잎을 사용합니다. 곡우가 지난 후의 두툼한 잎이 적격입니다. 쓴 맛이 도드러지나 유익한 성분이 보다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줄기도 포함됩니다. 적당량의 줄기는 청전의 모양 형성과 수분의 배출 그리고 발효의 성숙에도 도움이 됩니다.


청전을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복잡합니다. 크게 나누면 노청차 만드는 방법과 청전차 만드는 방법으로 나뉩니다. 청전차는 표면의 차와 속의 차로 나뉘고, 표면차는 다시 앞면과 뒷면으로 나뉘는데, 1급과 2급의 차입니다. 속차는 3급의 차를 사용합니다. 표면의 차는 잎을 선별해서 살청하고 비빈 다음 햇볕에 말렸다가 다시 솥에서 덖고 또다시 비빈 다음 삼칠일 혹은 사칠일 정도 쌓아놓은 뒤 말립니다. 속의 차는 잎을 선별해서 살청하고 쌓아 놓았다가 말립니다. 전차로 긴압하기 위해서는 재료를 선별하고 알맞게 정제해서 무게를 재고 증기를 쪼인 다음 압축에 압축을 더해 모양을 만들고 차갑게 식혀 차를 꺼냅니다. 완성도를 검사하여 적절히 건조시킨 후 번호를 찍고 포장하여 바구니에 담으면 끝입니다.


청전차의 인기

“하루를 안 먹을 수는 있어도, 하루도 청전차를 안 마실 수는 없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청전은 만들어지던 그 당시부터 세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교역과 판매를 둘러싸고 벌어진 각축은 중국 근현대사의 축소판입니다. 1800년대 중반쯤에 이미 세 개의 청전차창을 러시아 상인들이 설립한 이래 신장과 몽골과 러시아의 판매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무역전쟁은, 또 다른 아편전쟁입니다. 후에 독일과 일본마저도 뛰어들어 제국주의적 야욕을 쏟아 부었으니, 청전을 제외한 어떤 차가 이 같은 유명세를 누렸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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