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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chpapa Dec 30. 2020

나바호 바스켓볼 다이어리 — 농구... 좋아하세요?

나바호 바스켓볼 다이어리.

BASKETBALL OR NOTHING.


제가 올해 가장 재밌게 본 스포츠 다큐멘터리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는 세상 모든 사람이 알만한 유명한 이야기지만, 사실은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다뤘다고 할 수 있어요. 마이클 조던과 시카고 불스를 모르는 사람은 적지만 뒷이야기까지 다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반면, 이번에 제가 본 ⟨나바호 바스켓볼 다이어리⟩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은 이야기지만,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농구, 청춘, 우정, 열정, 도전, 실패, 성공 그리고 성장.


BASKETBALL OR NOTHING


이 다큐멘터리는 미국 내 원주민 커뮤니티인 나바호 네이션(Navajo Nation)에 있는 고교 농구팀 ‘친리 와일드 캣츠’의 선수들이 도전하고 성장하는 이야기 입니다. 이들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애리조나주의 챔피언이 되는 거죠.


어떤 리뷰어는 이 다큐멘터리를 두고 “현실 슬램덩크”라고 썼더군요.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엄하지만 선수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멘도자 감독님을 보면 자연스럽게 안 선생님이 떠오르지요.


https://youtu.be/SFneLEv2lNk


스포츠와 소수 민족 커뮤니티. 이건 정말 궁합이 정말 좋은 소재입니다.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의 짜릿함과 서로를 향한 연대감과 진한 감동이 적절히 배합되니까요.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재일조선인 커뮤니티를 럭비와 엮어서 다뤘던 ⟨60만 번의 트라이⟩ 같은 작품도 기억났습니다.


저의 학창시절은 스포츠와 너무 멀었네요. ‘운동부’는 너무나 멀리 있었죠. ‘운동부’ 친구들은 정규 수업에 들어오지 않고, 정말 운동만 했습니다. 가끔 시험은 봤던 것 같고요. 이렇게 제가 학교를 다닐 때는 장래 프로 스포츠 선수를 지망하지 않는다면, 운동은 아주 조금 취미로만 해야한다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그래서 여기 나오는 선수들이 무척 부러웠어요. 꼭 프로 농구 선수가 될 수 없다고 해도, 운동을 취미로 한다고 해도, 매우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이 보였거든요. 그들은 운동에 많은 시간을 쏟고 노력하고 도전하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성취와 패배를 진하게 맛보고,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끼고 성장하겠죠.


BASKETBALL OR NOTHING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저의 아들들을 포함하여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에게도 그런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스포츠를 한 주에 1~2시간 의무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진지하고 즐겁게 몰입하면서 그 속에서 인생의 축소판을 느껴보면 좋겠습니다.




그 어떤 화려한 스포츠 리그보다 더 땀을 쥐게 하는 뜨겁게 도전하는 소년들의 농구 이야기. ⟨나바호 바스켓볼 다이어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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