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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언니 정예슬 Jun 10. 2024

꽁꽁 얼어붙은 소불고기 한 덩이가 불러온 그린 스무디!

오늘 오전, 운동을 하고 집으로 오는데 너무 허기가 졌다. 시간은 어느덧 11시 30분. 집에 가서 뭘 해 먹을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라 샐러드 가게에 들렀다. 운동을 했으니 닭가슴살 샐러드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먹고 가세요?"


"네~"


"어쩌나... 포장 주문이 많이 밀려서 20분 넘게 기다리셔야 하는데..."


"아... 그럼 다음에 올게요" ㅠㅠㅠㅠ


뉘앙스로 봐서는 거의 30분은 기다려야 할 것 같아 도저히 자신이 없었다. 그 시간이면 집에 가서 뭐든 해 먹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사실 9,500원이라는 금액이 영 아깝기도 했는데 이래저래 힘을 내보기로 했다.


'그래... 소불고기 한 덩이를 꺼내보자!!'


사실 몇 주간 채식을 했다. 하도 온몸이 아프니 특단의 조치로 체질을 바꿔보고자 시도했던 것이었다. 황톳길 맨발 걷기도 함께 했다. 우연히 동네 엄마들 모임에서 5시간 밖에 안 자는데 체력이 남아돌고 아픈 곳이 없다는 분 얘기를 듣게 되었다.


헬스장 pt를 시작으로 1년 가까이 운동을 한 결과라고 하셨다. 요즘은 주 1회 pt를 받고 나머지 요일에는 혼자서 운동을 하신다며 새로 온 코치님이 너무 잘하시니 꼭 체험을 가보라고 강력 추천을 하셨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헬스장을 찾았다. 대학교 때 집 앞 헬스장에서 샤워를 할 요량으로 몇 달 다녔던 것이 마지막. 이후 요가를 가장 오래 다녔고 최근에는 필라테스만 갔다. 헬스는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pt라니...! 인바디 결과 근육량이 심각하게 없었다. 1년 전 필라테스 중에 봤던 결과지와 확연히 달랐다.


정말 대충격이었다!!!


바로 pt 예약을 하고 왔다. 채식 중이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시며 무조건 고기! 고기! 를 외치셨다. 특히 헬스 후 1시간 이내로 고단백질 보충을 하지 않으면 사람이 파사삭 늙어버린다고... 일단 다음 인바디까지 코치님표 식단을 따라 해볼 참이다.





그런 고로 꽁꽁 얼어붙은 소불고기 한 덩어리를 꺼냈다. 코스트코 한우 소불고기가 꽤 저렴한 편이라 사서 쟁여둘 만하다. 냉동실에 소분을 해두면 반찬이 애매할 때 딱!이다. 소불고기 덮밥, 소불고기 김밥, 소불고기 상추쌈 등등 다양한 변형 요리가 가능하다.







묵은 김치를 씻어 소불고기와 함께 볶았다. 밥과 슥슥 비벼 상추쌈을 싸서 먹으니 환상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그만 두 그릇을 먹고 말았다. 어이구... 그 배가 저녁 늦게까지 꺼지지가 않아 하는 수 없이 저녁밥은 거르기로 했다.


평소 같으면 배꼽시계가 오후 5시만 되면 울리는데 오늘은 잠잠했다. 그래도 허기지는 느낌은 있었다. 그렇게 먹고 또 들어갈 자리가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결국 아보카도 하나를 맛있게 먹어버렸다. 녹차 아이스크림 퍼 먹듯 맛나게 먹고 있자니 아들이 자기도 한 스푼 달라고 하려다... 아... 아보카도...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얼마나 맛있는데 그래~~~"


아무도 내 음식을 탐내지 않아 참 좋다. 여유롭게 음미하며 먹을 수 있으니까!






아이들 저녁밥을 차려주며 김치에 곰탕이 화악 당겼다. 김치 조각 하나를 씹어먹다가 그린 스무디가 떠올랐다. 어제 재료를 사놓고 해 먹지 못했는데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작년에 친구가 추천해 줘서 먹어보려다 실패했다.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조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알룰로스 넣으면 괜찮아!!"


그때 알룰로스라는 놈이 없기도 했다. 이번엔 만반의 준비를 했다. 알룰로스와 코코넛 워터까지 모두 구비했다. 얼음은 넣지 않았다.


결과는?!






오... 괜찮았다!!! 총 2잔이 나와서 한 잔은 내일 아침에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어쩐지 뿌듯했다. 소불고기로 인한 과식이 그린 스무디 성공으로 이어지다니~ 역시 모든 일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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