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전 없는 미국 범죄 영화? <로건 럭키>

영화를 보기 전 알아두면 좋을 다섯 가지

by 리지
총격전 없는 미국 범죄 영화
왼쪽부터 지미 로건(Jimmy Logan), 멜리 로건(Mellie Logan), 클라이드 로건(Clyde Logan)


◇ 로건 집안(Logan Family)의 저주?

로건 집안의 첫째 아들, 한때 잘 나가던 미식축구 선수였던 지미 로건(Jimmy Logan)은 다리를 다쳐 평생 절게 된다. 지금은 샬롯 모터 스피드웨이(Charlotte Motor Speedway) 레이싱 경기장에서 보수 공사 인부로 일하게 되지만, 다리를 절룩거리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회사에서 쫓겨난다. 회사에서 법적 책임을 질 소지가 있다나 뭐라나. 지미는 핸드폰은 요금을 몇 달째 내지 못해 정지된 상황. 설상가상으로 이혼한 전 부인은 딸과 함께 다른 곳으로 이사 간다는 소식을 일방적으로 통보한다. 로건 집안의 둘째, 이라크 전쟁에 참전해 한쪽 손을 잃고 바텐더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클라이드 로건(Clyde Logan). 바(Bar) 손님들에게 장애인이라는 수모를 당한다. 로건 집안 셋째 멜리 로건(Mellie Logan)은 미용사로 일하며 오빠들을 돌본다. 정말 로건 집안에 저주라도 내린 걸까?


형 지미 로건(Jimmy Logan)은 레이싱 경기장에서 보수 공사 인부로 일하던 중 경기장 곳곳의 돈이 어떻게 지하 금고로 모이는지 알게 된다. 지긋지긋한 인생을 역전시킬 일생일대 한 방을 위해, 동생과 함께 금고의 돈을 빼내는 거대한 계획을 세운다. 감옥에 수감된 금고 폭파 전문가 조 뱅(Joe Bang)을 탈옥시키는 것은 물론 조 뱅의 형제들과 스피드광 여동생 멜리까지 몽땅 섭외해 '오션스' 버금가는 팀을 구성한다.



◇ 총이 나오지 않는 미국 범죄 영화?

총기 사고가 끊이지 않는 미국에서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총기 규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지상 최대의 레이싱 경기장의 금고를 털면서 총기는 사용되지 않는다.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함도,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한 총도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로건 형제는 어떻게 금고를 털 수 있을까?


영화에서는 로건 형제의 이 비밀스러운 계획을 아는 사람이 정말 많다. 한 사람이라도 비밀을 누설하면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이들은 왜 로건 형제의 범죄를 돕는 걸까? 로건 형제는 어떻게 이들을 입막음할 수 있을지. 총격전이 가져오는 극한의 긴장감은 없었지만, 어떤 기술을 사용해 금고를 털 지 눈여겨볼 만하다. 영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영화다.


◇ 우리와는 다른 정서의 영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는 '미국식 코미디'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몇 해 전 미국 남부 테네시(Tennessee) 주에 6개월 정도 살았을 때 나와 그들의 웃음의 포인트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이 다 웃는데 나만 그 이유를 모르는 느낌. 더구나 미국 남부 지역만의 억양이 더해져 사람들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할 때가 많았다. 점점 테네시와 미국의 역사, 배경, 문화를 서서히 이해하고 억양이 익숙해지면서 그들의 대화를 이해하고 유머를 이해할 수 있었다.


미국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뉴욕, 워싱턴 D.C, LA 등의 배경이 아닌 미국 내의 다른 지역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볼 때는 그 지역을 알면 더 이해하기 쉬울 것으로 생각한다. 과연 로건 형제의 한탕은 무사히 성공할 수 있을까? 영화를 보기 전 알아두면 좋을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영화를 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다섯 가지
레이싱 경기장의 금고를 털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로건 형제


1. 하이스트 무비(Heist movie/film)

하이스트(heist)는 '강도, 강탈'이라는 뜻으로, 하이스트 무비는 범죄자들이 무언가를 훔치기로 모의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을 표현하는 영화다. 케이퍼 무비(Caper movie)와 구분하지 않고 동의어로 쓰이기도 한다.


2. 웨스트 버지니아 주(West Virginia State)

미국 남동부에 위치한 주(State)로, 산지가 많아 'Mountain State'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영화를 보는 동안 미국 남부 지방 특유의 억양을 들을 수 있다. 석탄은 웨스트 버지니아 주의 주요한 광물 자원이다. 또한, 웨스트 버지니아 주는 미시시피 주와 함께 미국에서 제일 낮은 GDP를 기록하는 주라고 한다.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로건 형제의 삶을 설명하기 위한 배경으로 의도한 것인지 생각해볼 만하다.


3. 영화 OST <Take me home, country roads>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겸 배우 존 덴버(John Denver)가 1971년에 발표한 컨트리 음악이다. 아름다운 웨스트 버지니아를 묘사하는 곡이다. 버지니아 주는 2014년 이 곡을 주의 공식 주가로 지정했다. 이 곡에 등장하는 블루리지 산맥(Blue Ridge Mountains)과 섀넌도어 강(Shenandoah River)은 웨스트 버지니아를 부분적으로 지나기는 하는데 대부분은 버지니아 주를 지난다. 영화에서 흐르는 이 곡의 가사를 보며, '미국에서 제일 낮은 GDP를 기록하지만, 우리의 웨스트 버지니아는 아름다운 산맥과 푸른 강이 흐르는 곳입니다!'라고 외치는 듯한 곡이다.


4. 코카콜라 600(Coca-cola 600)과 샬럿 모터 스피드웨이(Charlotte Motor Speedway)

코카콜라 600(Coca-cola 600)은 600마일, 즉 970km를 주행하는 나스카(NASCAR, The National Association for Stock Car Auto Racing) 컵 시리즈 경기다. 나스카는 협회 명칭이자 협회가 주최하는 레이싱 대회를 의미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최근 3년 내에 생산된 중형 자동차를 경주용으로 개조해 펼치는 레이싱 경기로 F1(포뮬러 1), 카트(CART)와 더불어 세계 3대 자동차 경주대회로 꼽힌다.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를 기념하는 주간의 주말에 열린다


장소는 샬롯 모터 스피드웨이(Charlotte Motor Speedway). 지미 로건이 보수공사를 하는 곳이자, 로건 형제가 금고를 터는 장소다. 노스 캐롤라이나(North Carolina) 주에 위치해있다. 영화 역시 이 경기장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5.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

미국의 전쟁에 참전한 용사들을 기리는 날이다. 매년 5월 마지막 월요일이 메모리얼 데이다. 미국에서는 메모리얼 데이를 기점으로 여름이 시작되어 방학 시즌이 시작된다고 인식한다는 말이 있다. 한편, 이라크 전쟁에 참전해 한쪽 팔을 잃은 클라우드 로건. 그는 전쟁 참전 용사를 기리는 메모리얼 데이 주말에 열리는 레이싱 경기에서 금고를 털 계획을 세운다.


현대판 레미제라블인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미국의 정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감독이 의도한 바는 무엇이었을까. 단순한 코미디였을까? 혹은 코미디를 빌린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일까. 영화를 보고 나서,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저지른 강도는 용서받을 수 있을까? 생계유지를 위한 강도는 정당한가?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