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작에 맞춰 도착했다. 조용히 짐을 내려놓은 후 자리에 앉아 팝콘을 막 입에 넣은 찰나, 화면의 위에서 아래로 무언가 ‘훅’ 하고 떨어졌다. 스크린은 운동장에 쓰러져있는 사람을 보여준다. 마음의 준비 없이 마주친 화면을 보며 “아, 이 영화를 보며 무언가를 먹기는 글렀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난 뒤, 글을 쓰는 것이 더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 웹툰을 보지 않았기 때문일거야.'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오랜 고민 끝에 글을 남긴다.
영화의 주인공인 중학생 장미래는 책과 게임이 유일한 친구이자 삶의 낙이다. 그런데 이 책과 게임이 허구의 세계가 아닌 현실에서의 친구를 만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책을 통해 같은 반 학우 태양과 백합을, 게임 ‘원더링 월드’를 통해 재희를 만난다. 영화에서는 미래가 겪는 크고 작은 사건을 통해, 16살 소녀가 겪는 성장통을 그려낸다.
주인공인 미래와 재희를 연결하는 키워드는 ‘죽음’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둘은 각자 자살을 결심하고 준비한다. 그러나 이 둘은,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점차 살아갈 동력을 얻는다. 그 동력은 재희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에서 시작된다. 미래와 재희는 버킷리스트 중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같이 하며 시간을 보낸다. 시간을 보낼수록 서로에게 의지한다. 그러나 미래의 눈 앞에 마주한 현실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
한편, 영화에서는 어두운 현실과 대비되는 화려한 세상이 등장한다. ‘원더링 월드’는 현실과 대비되는 강렬한 색채로 미래의 인생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실과는 달리, 미래가 맡은 캐릭터는 적을 무찌르는 영웅이다. 원더링 월드에서는 모두들 미래를 영웅으로 따르며 존경하는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유일한 안식처였던 '원더링 월드'는 서비스를 종료한다. 현실로 돌아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주인공은, 결국 영화의 첫 장면처럼 자살을 선택할 것인지 결말을 기다리며 보게 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손에 든 팝콘이 얼마나 남았는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화면은 어두웠다. 영화는 화면만큼 어두운 현실을 담아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무관심, 따돌림, 괴롭힘, 입시 경쟁으로 가득한 학교의 모습을 보며, 학교란 어떤 곳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웹툰을 보지 않은 채로 영화를 본 터라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웹툰을 본 사람들이 영화를 본다면 웹툰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