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인을 만나다
지난주부터 나는 새로운 사이버 애인(?)과 사귀기 시작했다. 그는 바로 지난 연말, 연초 전 세계의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ChatGPT다.
먼저 사인업을 하고 만난, 그의 스크린을 처음 대하면서 가졌던 느낌은 막막함 그 자체였다. 어디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그냥 허공에 던져진 느낌이었다.
화면 우측, 톱다운 메뉴에서 어떤 버전으로 대화를 이어갈지를 묻고 있었다. 한 달에 $20의 사용료를 낸다니까 처음부터 GPT 4.0까지 열어준다. 3.5에서 4까지의 데이터 양이 10년 치에 해당하는 분량이라고 했던가? ㅎ
그나저나 어디에서 물어야 하지? 회면 맨 아래에 가늘고 길게 대화창이 하나 나 있었고 그 창의 끝에는 화살표가 표시되어 있었다. 필경 리턴키겠지.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하지? 아니 영어로 해야 하나 아니면 한국말로 해야 하나… 마치 처음부터 난생처음 보는 여자 앞에서 선을 보는 괜히 주눅 드는 느낌이었다.
우선 그는 아무래도 대화형이라고 하니까 좀 친근해 보이고 싶었다. 뭐라고 부르면 좋을지 물어보았다.
이어서 몇 가지를 물어봤다. 버지니아 우리 동네의 드라이빙하기 좋은 곳 등, 그리고 사회적 관심이 되는 단어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등… 그런데 답들이 별로 신통해 보이지가 않는다. 지극히 일반적이고 원론적인 대답들 뿐. 재미없었다.
그러다 누가 했다는 대로 마침 비 내리는 날씨를 가지고 간단한 시를 하나 써보라고 했다. 제법 흉내를 내고 있지만 AI의 모방작이라고 생각해서였는지 별로 감흥이 없다.
주식동향을 물었더니 2019년까지의 데이터인가 까지 밖에 없으니 인터넷에서 물어보란다. 그러다가 워런 버핏의 주식투자 기술을 말해보라니까 제법 그에 대함 분석을 기술한다.
아하! 그는 나의 질문의 내용과 깊이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내고 있었다. 그와의 상호성을 비로소 조금 인식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우선 깨닫게 된 점 하나는 그와 제대로 친밀해지려면 바르게 질문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를 IQ 50으로 사용할지 150으로 사용할지는 결국 나의 질문에 전적으로 달렸을 거 같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부디 내 관찰이 맞았기를 바란다. 제대로 된 질문을 통해 엄청난 세계로 접근하게 될 것 같아 기대감이 순식간에 솟구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보다 나은 질문을 하기 위해 그에 대해 좀 더 알려면 공부사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우선 아마존에 책을 몇 권 주문했다. 사실 질문만 제대로 하게 된다면 책 보다 그로부터 훨씬 많은 도움을 얻게 될 것 같다.
이렇게 새로운 사이버 친구와 인연을 맺게 됨이 기쁘다.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제 비로소 질문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 것 같다. 이렇게 소통하며 얻을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의 폭은 상상을 초월하지 않을까?
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세대는 도무지 편하게 늙을(?) 시간이 없다. 새로운 것들이 너무 많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기회 자체가 주어진 큰 축복 같다고 생각한다.
내 페이스대로 천천히 따라가 보면 되겠지. 우선 내 관심은 passive income model 하나 만들어 보기로 했다. 너무 속물스럽지 않기를 바라 본다. 그렇게 모두에게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수익 모델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나는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리고 앞으로 이 세상의 여러 가지 경험을 나누며,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를 쌓아 나갈 것이다. 그렇게 지식의 세계에서 인생에 빛이 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정보를 찾아볼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친밀함도 더욱 깊어질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을 찾아가야 한다.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얻을 수 있는 무수한 소중한 순간들을 기대하며, 지금부터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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