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위선은 어떤 모양
별이 다섯 개!!
믿고 읽는 서머싯몸의 소설
'달과 6펜스'만큼 재밌는 반전과 '인생의 베일'만큼 역동적인 서사
인물분석 : 어셴든(관찰자적 위선), 드리필드 부인(사회적 위선), 로지(생명력)
나는 어셴든에 가까운지 아니면 드리필드 부인에 가까운지 고민하게 된다. 당연히 모든 위선으로부터 자유로운 로지는 아닐 것이다. 스스로의 위선에 대해 부끄러운 것은 아니다. 위선없이 사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다만 세상에 냉소를 보내며 위선을 떨고 있는지, 아니면 세상에 머리를 조아리며 위선에 앞장서는지, 그것도 아니면 둘 다 인지 헷갈릴 뿐이다.
서머싯몸이 극 중에서 천하고 보잘것없는 인물로 묘사하는 거장이 실제 인물인 '토머스 하디'라는 것을 알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작가들끼리 껄끄러운 감정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서머싯몸이 가장 천하고 보잘것없게 그려낸 것은 결국 자신(1인칭 시점의 주인공 어셴든)의 생각이었다. 어셴든의 위선적이고 오만한 생각을 읽으며 마음이 불편하지 않을 독자는 없을 것이다. 토머스 하디를 모델로 한 드리필드는 극 중에서 가장 중립적인 인물이자, 극 중 주제를 위한 도구적인 존재로만 보인다.
드리필드 부인(드리필드의 두 번째 부인)은 세상의 위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이다. 박제된 거장을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힘쓰며, 본인에 대한 경멸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더 큰 포장을 위해 노력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따라서 거장의 진정한 뮤즈였던 로지를 지워버리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이야기의 모든 중심에는 로지가 있다. 위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소소한 행복의 본질을 보여주는 뮤즈, '로지'. 어떻게 남편을 배신하고 저렇게 행동할 수 있는가 의아할 수 있으나, 사실 드리필드는 로지와 함께일 때 가장 생기발랄했으며 역동적이었고, 꽤나 좋은 작품을 남겼다고 할 수 있다.
로지에게 큰 배신을 당한 어셴든이 마지막에 드리필드 부인의 로지에 대한 평가에 반기를 드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다. 드리필드 부인은 로지를 천박하고 지워버려야 할 남편의 과거로 평가하는데, 어셴든은 로지의 사랑이 넘치는 인생관과 위선 없는 솔직함을 생각하며 그녀를 '진짜'라고 평가한다. 그것은 완벽하거나 위대하지 않지만 생생하게 살아있는 존재에 대한 추앙이다.
우리의 삶은 에드위드 드리필드이다.
위선의 잣대를 들어 올릴지 내려놓을지에 따라 우리는 영원히 드리필드 부인이 되거나, 마침내 '진짜'를 깨닫는 어셴든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