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누구나 알지만 사실은 잘 모르는 AI

by 최재원


불과 몇 년 사이에 우리의 일상 속으로 느닷없이 뛰어 들어온 AI. SF영화나 소설에서 허무맹랑하지만 언젠간 가능하지 않겠어? 하는 기분으로 가상적인 설정으로만 받아들였던 AI가 눈깜짝할 사이에 현실에서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AI에 대해 말하고,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AI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한마디로 그 기능을 정의하거나 설명하기 어려운 특이한 존재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럴듯한 글을 써 주는 인터넷 웹 사이트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만들어 주며, 프로그래밍을 대신 해주는 신기한 소프트웨어입니다. 미디어에서는 앞으로 AI가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을 대체할 것이라고 겁을 주고, SNS에는 매일 같이 어떤 기업이 놀랄만한 AI 모델을 만들어 냈다며 나팔을 불며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전령사들로 넘쳐납니다. 분명 지구 곳곳에서 엄청난 혁신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도대체 AI가 어떻게 가능하고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쉽게 이해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용어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에서 ‘인공’이라는 말은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아주 쉬운 말입니다. 문제는 ‘지능’입니다. 지능은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긴 하지만 다분히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성, 계산, 사고, 추리, 추론, 합리…등등…내포하는 의미 조차도 어려운 말들입니다.


일단은 어렵게 접근하지 말고 간단하게 생각해 봅시다. 지능을 사람이 머리로 할 수 있는 지적인 능력이라고 말한다면, AI는 사람처럼 생각하는 능력을 인공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렇게 정의한다면 지금 AI가 엄청나게 발전했다고 하니, 일상 생활 곳곳에서 그런 기술, 혹은 기계들이 눈 앞에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냉정하게 따져보면 개별적으로 매우 놀라운 수준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사람 수준의 지적 능력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그냥 옆에서 곁눈질로 보면 대단해 보이긴 하겠지만 직접 사용해 보면 어느 지점에서 한계를 느낄 수 있습니다. 글을 잘 쓰지만 여전히 불완전하거나 몰개성적이고, 그림을 그리긴 하지만 화가의 의도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자세히 그림을 관찰하면 디테일이 엉성하기도 하거니와 주문할때마다 똑 같은 그림을 만들어 내지도 못합니다. 일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정도 수준이라면 기존에 나왔던 기술 도구와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없습니다.


다르게 말해 대단한 기술이지만, 지능을 구현했다는 표현은 다소 과장일 수 있는 것이죠. 또 한편에서는 어차피 사람도 실수를 하는데 현재의 AI 기술이면 지능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사람은 반성하며 실수를 인정하고 교정할 수 있지만 AI는 아직 그렇지 못합니다.


아무리 관찰해봐도 사람의 지능을 완전하게 인공적으로 구현한 기술이 세상에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라는 말이 계속 화제가 되고 이유는 그것이 기술의 최종 목표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지능’은 기술의 최종 목표 지점인데 최종 목표와 현실에서 구현된 기능 사이에는 아직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죠.


그런 상황에서 최근 10년 사이에 그 차이가 많이 좁혀졌기 때문에 세상이 이토록 시끄러운 것입니다. 엄밀하게 말해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기 보다는 기술이 한단계 비약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얼마나 기술이 더 발전되어야 정말 사람처럼 생각하는 지능이 구현될 수 있을지 정확하게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에 좁혀진 그 차이가 얼마나 의미가 있는 것인지 속단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AI업계의 거물들은 5년이내, 10년 이내 등등 제 각기 예상을 하지만, 사실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AI’이라는 기술의 최종 목표, 즉 ‘사람처럼 생각하는 지능’라는 용어의 의미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 그 기술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요즘 같은 진격의 AI 시대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입니다.


처음 자동차가 개발되었을 때는 휘발유나 가스 같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 에너지를 사용한 차가 더 많았습니다. 1900년 미국 전역에서 전기차 3만4000여 대가 운행되고 있었고 이 숫자는 가솔린 차량보다 많았습니다. 하지만 배터리가 무거웠고 충전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에 1920년대 이후 가솔린 방식의 자동차가 대세를 이루기 시작했습니다[1]. 하지만 역사속으로 사라졌던 전기차는 최근 다시 부활했고 세상은 전기차 시대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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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싶은 것은 자동차를 구현하는 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었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주류 기술은 계속 변해왔다는 것이죠.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과학자들이 AI의 개념을 구상했을 때의 구현 기술은 현재 일반화된 기술과는 달랐습니다. 초창기에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논리 체계를 기계에 그대로 이식하려고 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어떤 돌발적인 상황에서도 논리적인 사고 과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간의 지적 능력을 온전히 하나의 알고리즘으로 구현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AI라는 용어에 요즘 사람들도 열광하듯이 예전에도 그랬고, 사람들의 기대와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지 않자, 엄청난 비난과 실망이 뒤따랐습니다. 그렇게 실망으로 가득찬 시기를 AI의 겨울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다가 1980년대 초에 새로운 곳에서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바로 ‘데이터를 학습한다’는 발상입니다.


[1] https://jmagazine.joins.com/forbes/view/327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