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9일

너의 서른 셋 생일에 쓰는 편지

by 채정

있잖아, 나는 가끔 생각해


3년 전의 오늘로 돌아가,

홀로 서 있던 너를 안아줄 수는 없을까

너의 다가올 내일에 내가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30년 후의 오늘로 날아가,

백발이 되었을 너의 머리칼을 넘겨줄 순 없을까

서른 세 살의 네가 얼마나 씩씩했는지 말해주면서.


돌이킬 수 없는 과거와 알 수 없는 미래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

넌 기적을 믿어?


천주교에서는 사랑을

일곱 가지 '성사(聖事)'의 하나라고 부른대.

우리가 사랑을 이야기하는 모든 낮과 밤들이

신의 기적이었던 거야


네가 아끼던 회색 장갑은 어디로 갔을까

처음 만난 그 날, 내가 탈 택시를 기다려주던 네가

날이 춥다며 손에 꼭 쥐어주었던 그 장갑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을

누군가의 손을 데워주었을 거라고 생각하면

섭섭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져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을 수 있잖아


네가 가보지 못한 나라를 가고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먹고

언젠간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쌓아두었던

많은 책들을 천천히 읽고

눈 내리는 산과 여름 바다의 풍경을

마음껏 보았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나는,


네가 살고 싶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어

내 꿈은 네 꿈을 지키는 것


수만가지 단어들 속에서 고민하지만 결국,


나는 당신에게 내가 함께 있다는 것을 전해줄 말들을 찾고 있어요.

- John Peter Be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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