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의 최전선, 제주

해수온과 해수면이 상승한다는 것

by 걱정 많은 아저씨


제주도는 한국에서 기후 위기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격렬하게 겪고 있는 '기후 위기의 최전선'이다. 이미 제주가 비가역적인 변화를 겪고 있음을 여러 연구가 보여주고 있는데, 2024년의 역대급 고온 현상과 해수면 상승, 그리고 이에 따른 해안선의 후퇴는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닌 현재의 위협이다. 지난 50년간 제주 인근 해역의 표층 수온 평균 상승은, 동기간 지구 평균 수온 상승의 약 2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 10년은 더욱더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고수온 현상은 해수면 상승과도 이어져 있는데, 특히 ‘관광산업’과 ‘어업’에 그 영향이 크다. ‘용머리 해안’의 경우 탐방 가능일 수가 크게 줄었는데, 1987년에는 만조 때에도 종일 관람이 가능했다. 하지만, 2021년에는 204일이 종일 통제되었으며, 종일 관람 가능한 날은 단 6일뿐이었다. 실로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기후 위기로 인해 사라져 가고 있다 할 수 있다.

또한, 제주도의 2022년 보고에 따르면, ‘삼양해수욕장’ 모래사장의 면적이 약 30% 감소했다고 한다. 주요 원인으로 ‘해수면 상승’과 ‘해안 개발’ 등을 꼽는데, 이런 추세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미 제주도는 기후 위기로 인해 급변하고 있으며, 일부 관광지들의 벌써 ‘소멸’을 피할 수 없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제주 어민들의 생존권도 위태로워지고 있다. 2020년에서 2024년, 불과 4년 사이에 해상경보 발생 빈도가 약 65% 급증했으며, 제주지역 고수온 발생 일수는 2020년 22일에서 2024년 71일로 치솟았는데, 기후 위기에 기인한 조업환경의 악화, 이에 따르는 인명피해 증가, 그리고 어획량 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어촌의 위기’도 이미 현실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급격한 변화도 일부러 확인하지 않으면 알아채기 어렵다. 나도 제주도민이지만, ‘제주시’라는 ‘도시’에 살고 있기 때문에, 바닷가에 일부러 가거나,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기 전에는 그런 기후위기를 직접 확인할 수 없다.

도시라는 ‘인공적인 공간’은 자연의 변화를 온전히 느끼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물며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 도시에 ‘전 국민의 절반’이 모여 사는 한국인들이 이런 기후 위기를 체감할 수 있을까? 한여름의 ‘국지성 호우’나 ‘열대야’가 기후 위기를 가끔 상기시켜 주기도 하지만, 어쩌다 일어난 한철의 ‘이상 현상’ 혹은, ‘해프닝’처럼 지나치고 잊어버리기 쉽다.

한 예로, 서울 강남구의 인구는 55만 명인데, 제주도의 전체 인구 66만 명보다 약 11만 명(17%) 적다. 하지만, 강남구의 면적 39.5 km²는 제주도의 면적 1,842 km² 보다 약 1802.5 km²(4,660%) 좁다. 이렇게 고도로 밀집된 주거지역과 지속적인 외부 에너지의 대규모 투입으로 만들어진 ‘도시’는 자연환경의 외부적 영향을 ‘인간의 쾌적함’을 위해 인위적으로 조정하고 관리한다. 결과적으로 절반 이상의 한국 사람들에게 ‘기후 위기’는 존재는 하지만 확인할 수 없는 ‘유령’과도 같다.

그럼, 기후 위기를 느끼고 배우고 대응해야 하는 지금, 이 시대에 가장 먼저, 가장 심각하게 기후 위기를 겪어내고 있는 제주의 역할은 무엇일까? 제주는 쉼과 회복을 주는 휴양지를 넘어, 기후 위기를 알려주는 교육의 현장이자 상징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기후 위기란 무엇인가?', '우리 지구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하고, 체감하고, 배울 수 있는 중심.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져 가는 관광지들의 어제와 오늘, 익숙한 것들은 떠나가고 낯설고 새로운 것들이 찾아오는 해양생태계. 기후 위기의 구체적인 증거들이 확인되는 제주는 ‘기후위기’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우리가 이미 겪고 있는 ‘오늘의 기후 위기’를, 우리나라 전체와 전 세계가 앞으로 겪게 될 미래, ‘내일의 기후 위기’로서 먼저 관찰, 기록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찾아낼 수 있는 ‘시대의 장’이자 보물섬.

이제 우리 제주가 쉼과 추억을 주는 관광지를 넘어, ‘인류 역사상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난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희망의 상징’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기후 위기의 최전선, 제주 _ 삼다일보 _ 최준석 _ 26.01.20..png



https://www.samda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258228


https://youtu.be/mC9a7OgbKEY?si=Msjv8-uCcQ824O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