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미한 깨달음
벌써 1월 11일이다.
이 말은 살면서 족히 수천번은 한 거 같지만
한 번 더 해보겠다.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간다.
1월 1일부터 친정에 갔기에
아이는 조부모님과 노느라
날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그래서 고맙게도 편히 지냈다.
분명 2022년을 더 가열차게
살아보자고 다짐했었는데
막상 가족과 근교로 놀러 다니고 하다 보니
자는 것이든 먹는 것이든 조금 편히 하게 됐다.
그리고 5일이 지나니
은근슬쩍 생각 하나가 올라왔다.
‘이러다가 원래의 나로 또 돌아가는 거 아냐?’
‘아니, 12시에 자고 7시에 일어나고 있잖아. 4시 반에 일어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야?’
그리고 이내 고개를 세게 저었다.
내 삶에 아주 흔히 발생하는, 본질을 놓치면 드는 생각의 오류다.
‘아니 근데 너 지금 꼭 4시 반에 일어나야 하는 이유가 뭔데?’
‘딱히 없지. 애초에 내가 4시 반에 일어나게 된 건 아드님 깨기 전에 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지.’
‘거봐 근데 지금은 일어나도 아들이 널 안 찾으니 지금은 좀 늦게 일어나도 되는 상황이야. 오케이?’
고맙게도 이성의 줄을 놓치지 않은 또 다른 내가 상황 정리를 해주었다.
또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무의식적으로 하던 행동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 확인, 끊임없는 정보 탐닉 등은 이미 의식적으로 많이 제어하고 있었기에 시간적으로도 낭비되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전에 비해 시간을 더 벌고 있었다.
그래서 가족과 조금 늦게까지 시간을 보내고
아침에 여유롭게 눈을 떠도 문제 될 게 아무것도 없었던 거다.
‘약간 스스로 4시 반 기상 뽕에 취해서
중요한걸 또 놓치고 있었네, 허허.’
아이가 고맙게도 친정에 며칠 혼자 더 지낸다 하여
나는 남편과 둘만 다시 광주로 내려왔다.
그래서 요즘은 12시에 자고 8시에 일어난다.
낮 시간에 계획한 모든 일을 거의 모두 다 시간 내에 마치고 여유롭게 잠들고 알람 없이 8시에 일어난다.
물론 아이가 돌아오면 내 기상시간은 다시 당겨야 할 테지만 나는 형식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자율적으로 내 시간을 더 잘 활용하고 있다.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변화다.
새 해마다 결심을 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던
지난 33년간보다 더 유의미한 발견을 하며
2022년 첫 글을 마무리한다. 느낌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