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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mie Oct 12. 2018

하루가 행복해지는, 뉴욕 미드타운 브런치 맛집 세 곳

진짜 뉴욕을 느낄 수 있는 브런치 맛집 추천


뉴욕의 브런치라고 하면 검색어 자동 완성처럼 따라붙는 이름들로, 사라베스 Sarabeth's  혹은 노마스 NORMA'S 정도가 떠오른다. 하지만 오늘은 뉴요커들보다 관광객들이 더 많이 가는 그런 곳들 말고, 정말 뉴요커들이 즐겨 찾는 뉴욕의 생활 속 브런치 맛집을 세 곳 추천해 보려고 한다. 




Rustic Table

504 W 42nd St, New York, NY 10036

rustictablenyc.com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근처 헬스 키친에 위치하고 있는 러스틱 테이블 Rustic Table. 아주 인기 있는 곳이라서 주말 오전 브런치를 즐기기 위해선 조금 일찍 서둘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참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니까.


우리는 일요일 오전 10시경에 도착했는데 앞에 한 그룹이 대기 중이었다. 잠깐 줄을 서서 기다리려니 의외로 금세 자리가 비어 거의 바로 착석! 우리 뒤로 대기 줄이 아주 길어졌던 걸 생각하면 우리가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Farmer's Breakfast $14.00
Fisherman's Breakfast $15.00
The Veggie $14.00
Early lunch $15.00

Coffee $3.00
Flat White $4.00
Americano $3.25 
Homemade Fresh Squeezed Orange Juice $4.50


다양하게 주문했더니 모두 나오는 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모든 메뉴에 함께 제공되는 홈메이드 버터와 브레드가 참 좋았다. 신선한 오렌지 주스와도 아주 잘 어울리던.


The Veggie는 고기 좋아하는 내 입맛엔 별로일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감자 퓌레가 무척 맛있어서 자꾸 손이 갔다. 연어가 메인으로 들어간 오믈렛이 있는 Fisherman's Breakfast가 내가 주문한 메뉴였는데 약간 짠 느낌이 있었지만 흡족하게 마지막 한 입까지 아주 잘 먹었다. 반면 Farmer's Breakfast의 오믈렛은 심심하다고 느껴질 만큼 간결한 맛에 내가 좋아하는 버섯이 잔뜩- 들어있어서 다음에 온다면 Fisherman과 Farmer 중 누굴 선택해야 할지 몹시 고민될 지경.


다만 Fisherman's Breakfast나 Farmer's Breakfast나 양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었다. 아침부터 고기를 먹어야겠다며 beef 요리인 Early Lunch를 선택한 남편 말고는 다들 그냥저냥 배를 채운 정도였다.


커피는 잔이 비기 전에 적절히 다시 채워졌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친절한 직원들 덕에 하루의 시작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창가를 바라보던 내 자리에서 긴 대기줄에 서서 지루한 표정으로 내부를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너무 제대로 보여서 먹는 마음이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그리고 그 긴 대기줄 탓에 식사 후 남은 커피를 마저 마시며 여유를 즐기기보단 급하게 자리를 비켜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 날 밤늦게까지 오늘 먹은 브런치는 정말 맛있었어-라는 생각에 흡족함이 들 정도로 정말 맛있는 식사였다. 


분위기 있는 테이블은 없고, 비좁은 자리에 몸 부딪히며 앉아 먹어야 하는 부산스러운 분위기. 이름에 걸맞게 빈티지하면서도 힙한 느낌에 흐르는 음악도 경쾌하고, 쉴 새 없이 들어왔다 나가는 손님들, 빠르게 움직이는 직원들 덕분에 살아있는 뉴욕 감성을 충만히 느낄 수 있었던 곳.


내부가 너무 붐비기 전, 조금 이른 시각에 건강한 브런치를 한 끼 즐기러 가기에 적절한 곳으로 추천한다.




Little Collins

667 Lexington Ave, New York, NY 10022

littlecollinsnyc.com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이스트에 위치하고 있는 리틀 콜린스 Little Collins. 맛 좋은 커피를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한 호주식 카페이지만 함께 판매하는 브런치 메뉴들 역시 하나 같이 맛이 훌륭해서 인기가 좋다. 내부에 앉아있다 보면 쉴 새 없이 들어와서 커피나 음식을 픽업해 나가는 사람들 때문에 가뜩이나 좁은 내부가 정말이지 붐빈다.



Sweet Uncle Fred $7.25
Pick Me Up $7.00

Americano $3.25
Flat White $4.00


운 좋게 창 밖을 바라보며 앉을 수 있는 바 좌석을 잡아 앉을 수 있었다. 주문은 카운터에서! 하지만 커피와 음식은 직접 테이블로 가져다준다.


베리들이 잔뜩 올라가 상큼해 보이는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는 Sweet Uncle Fred에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정말 맛있었던 건 비교적 볼품없는 모양의 샌드위치 Pick Me Up이었다. 오믈렛에 토마토, 양파, 그리고 타바스코 소스 등이 들어간다고 쓰여 있는데 이게 타바스코 소스의 맛인 건지 정말 매콤하면서 토마토, 양파 등의 재료 본연의 맛도 충분히 살아있다. 와- 정말 맛있는데?


Pick Me Up의 예상외의 선전으로 빛이 바래긴 하였지만 Sweet Uncle Fred 역시 훌륭했다. 구운 바나나 브레드에 각종 베리류, 리코타 치즈, 구운 아몬드 그리고 그 위엔 꿀이 잔뜩. 그래, 이런 조합의 음식이 맛이 없을 리 없지. 상상하면 하아- 너무 달콤해- 하며 몸이 움츠려 들 것만 같은 딱, 예상 그대로의 맛.


커피는 음식을 어느 정도 먹고 있을 때야 나왔다. 잔마다 딸려 나오는 작은 쿠키가 귀엽다. Pick Me Up에 감탄하며 있는 호들갑에 없는 호들갑까지를 더해 다 떨어놔서 차마 커피에 까지 그러지는 않았지만 커피 맛집이라는 명성답게 향 깊고 부드러운 커피였다. 주변을 지나다가 이 곳을 만나면 브런치까지는 아니더라도 커피 한잔은 꼭! 픽업해서 나와야 할 것만 같은.


무엇보다 직원들이 참 친절하여서 머무는 동안 아주 행복했다. 온몸과 마음이 행복함에 물들어서 카페를 나와 지하철 계단을 오를 때엔 나도 모르게 픽미픽미픽미업-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좁아터진 곳에서 남편과 어깨를 부딪혀가며 먹은 맛있는 음식과 커피. 왠지 뉴욕을 제대로 느끼고 온 기분이었달까.


맨해튼 현지인들 사이에도 커피가 맛있기로 유명한 곳인 만큼, 맛있는 커피와 함께 비교적 가벼운 브런치를 즐기기 위한 곳으로 추천한다.




The Smith

956 2nd Ave, New York, NY 10022

thesmithrestaurant.com


더 스미스 The Smith는 맨해튼 내에 지점이 여럿 있다. 가까운 곳을 골라갈 수 있으니 관광객들에게도 접근성이 좋을 듯. 내가 간 미드타운 지점은 그랜드 센트럴 가까이에 있다. 이 곳은 완전히 브런치 카페인 것은 아니고 디너까지 골고루 판매하는 곳인데 이 곳의 훌륭한 브런치 메뉴를 추천하고 싶은 마음에 골라보았다.



CRISPY FRIED CALAMARI $15.00
MAC + CHEESE $16.00
GRILLED CHICKEN SANDWISH $18.00
THE SMITH BURGER $18.00
STEAK SALAD $26.00

BELLINI $12.00
THE SMITH ALE $8.50
AGAVE LEMONADE $6.00


아메리칸 푸드를 전문으로 한다. 미국!이라고 하면 당장 떠오르는 메뉴들, 맥 앤 치즈, 버거, 샌드위치, 스테이크, 샐러드, 뭐 그런 것들.


주문 전 서빙되는 물부터 스파클링 워터와 플랫 워터가 동시에 제공되는 점이 좋았다. 내부는 손님들도 가득했는데 인테리어 구조상 소리가 울리는 건지 몰라도 상당히 소란스럽다. 처음엔, 이런 곳에서 대화가 가능할까? 걱정되었을 정도. 하지만 이러한 소란스러움은 맛있는 음식과 눈 앞의 사람에 집중하다 보니 금세 의식에서 사라지는 사소한 문제일 뿐이었다.


이 레스토랑에서 무조건 먹어봐야 할 메뉴는 단연코 맥 앤 치즈 MAC + CHEESE! 미국식 브런치라면 어쩐지 빠지면 안 될 것 같은 메뉴이기도 해서지만 이 곳의 맥 앤 치즈는 말 그대로 최고였다. 적당히 그으른 치즈 아래로 꾸덕하면서도 촉촉한 치즈가 풍성하게 들어차 있는데, 그 짠맛과 느끼함의 조화가 무척 훌륭해서 한 입 맛을 볼 때마다 매 순간 감탄하게 되었다. 매콤한 토마토소스가 올라간 칼라마리 CRISPY FRIED CALAMARI 역시 기대 이상. 스타터로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오히려 메인으로 주문한 샌드위치 GRILLED CHICKEN SANDWISH 버거 THE SMITH BURGER가 조금 평범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속에 들은 소스와 야채가 적당히 조리되어 있어 샌드위치와 버거의 풍미를 올려주었고, 버거 안에 들어있던 치즈는 딱 먹기 좋을 만큼 잘 녹아있어 불평할 수 없을만한 맛이었달까.


스테이크 샐러드 STEAK SALAD의 경우 스테이크가 조금 적게 들은 게 아닌가 불평을 조금 하려고도 했으나 신선한 야채와 그보다 더 신선했던 Goat Cheese와의 조화도 참 좋고, 각각의 재료의 맛을 해치지 않을 만큼 적당했던 드레싱도 맛이 참 좋아서, 지금까지 먹었던 기름지고 느끼하고 무거운 음식들로 인한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씻어주기에 적절했다.


유난히 맛있었던 맥 앤 치즈 외의 음식들도 모두 디센트한 미국식 음식에 다름이 없었기 때문에, 이 곳은 풍성한 미국식 브런치를 즐기기에 매우 적당한 레스토랑으로 추천한다. 


더 스미스는 오늘 소개한 곳들 중 유일하게 예약이 가능한 곳이다. 어느 지점이나 꽤나 분주하므로 방문 전 예약을 하는 편이 좋다.




이상, 뉴욕에 왔다면 1일 1 브런치는 해봐야지?라는 생각이라면, 꼭 기억해두면 좋을만한 브런치 카페 세 곳을 추천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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