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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초장 Sep 16. 2021

셸 위 댄스 Shall we dance?

Dance Therapy

어디선가 음악이 들려온다. 

점점 익숙한 가사에 나도 모르게 리듬을 타기 시작한다. 영국 출신 가수 Ed Sheeran의 <Perfect>라는 노래다. 그는 매력적인 목소리와 타고난 작곡 능력의 싱어송라이터이다. 




나는 치료를 위해 여러 가지 도구와 물품을 챙겨 교실에 들어섰다. 교실을 들어서자마자 제시카(가명)는 내게로 급하게 달려왔다.


오른손은 천장 위로 높이 올려 들고 왼손은 파도 물결 모양으로 손을 흔들며 몸을 뒤로 젖히며 우아하게(?) 춤추는 모습을 나에게 보여줬다.


Photo by Drew Colins on Unsplash



제시카는 내게 같이 춤을 추자고 손짓/신호를 보냈다. (참고로, 제시카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 보완대체의사소통(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보조기기를 사용한다.) 


나는 그의 손과 몸동작을 따라 같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한참을 춤을 추고 나서야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난 제시카가 이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 


제시카 선생님은 나에게 어제 제시카가 댄스 테라피(dance therapy)에 참석하고는 교실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춤을 보여주며 같이 춤을 춘다고 했다. 




며칠 후 제시카반 댄스 테라피 세션에 참석했다. 


학생들은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맞춰 자신만의 몸동작으로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 보였다. 특히, 다양한 색깔의 스카프를 들고 춤추는 학생들의 모습에 나의 마음에 찐한 감동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의 (틀과 형식을 탈피한) 자유로운 몸동작 - 때론 강렬하게, 때론 부드럽게 - 을 보고 나는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다. 내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학생들이 추는 춤 속에는 다양한 감정이 묻어있었다. 때론, 즉흥적인 동작으로 자신만의 기쁨과 자유함을 표출하고 있었다. 


댄스를 통해 진정한 자신의 감정을 느끼며, 아름다운 몸짓을 통해 얻은 자유함을 공유하고 싶어서 학생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Shall we dance?"




댄스 테라피(dance therapy)


댄스 테라피는 국제적으로 1940년대 이후 심리치료의 형태로 병원, 학교, 치료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몸의 움직임을 통해 정서적, 감정적, 인지적, 사회적인 요소를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 유연성, 근력, 근육의 긴장완화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신체 발달(운동 협응력)을 향상해주고 신체 자각 및 신체인식(body awareness) 능력에 도움이 된다. 


테라피를 진행하는 동안 학생의 움직임/동작을 미러링(mirroring-마치 거울처럼 상대방의 동작을 따라함)을 통해 학생이 표현하고자 하는 몸동작/감정 표현을 극대화할 수 있다. 


댄스 테라피는 정신건강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신체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재활치료 목적으로도 사용한다. 우리가 춤을 추거나 몸의 움직임을 통해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도파민을 분비하여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불안/걱정과 같은 심리상태에서 안정을 취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한 연구에 의하면,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레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감정적, 인지적, 신체적인 면에서 골고루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또한, 학생들의 성적 향상과 사회성 기술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렇듯 댄스 테라피는 학생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하나의 치료 대안이 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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