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철원 Jun 01. 2023

시뮬라크르와 버스정류장 전광판

실제로 2분 남은줄 알았다

시뮬라크르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것처럼 만들어놓은 인공물을 지칭한다.




어느날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있었다. 정류장에는 버스가 도착할때까지의 시간이 전광판에 표시되는데 2분남았다고 쓰여있었다. 곧오겠지라는 마음으로  버스가 오는 방향을 바라보며 기다렸다.




2분이 지났지만 버스는 오지않았다. 전광판에는 여전히 2분이라고 적혀있었다. 교통상황에 따라 오차가있으니 그러려니했다. 그러나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그 버는 오지 않았고 전광판은 계속 2분을 가리켰다.




결국 나는 전광판을 믿지 않게됬고 정류장에 앉아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30분이 지나서야 버스는 도착했고, 그때도 전광판은 2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전광판은 버스가 아니다. 전광판은 버스와 정류장간의 거리를 시간으로 환산해서 보여주는데 , 이는 실제로 그만큼 떨어져있느냐는 사실 관계가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그 전광판을 실제라고 믿을뿐이다. 그때 2분남은 버스를 기다리던 나처럼 말이다.




전광판은 버스가 아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 안을 채우는 삶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