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여행 준비하기
유럽 여행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기간은 한 달이고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들어가서 프랑크푸르트로 나온다. 나도 이번이 첫 유럽 여행이라 몰랐는데 유럽가는 비행기표가 싼 도시들이 있다. 예를 들어,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부다페스트. 내가 가고 싶은 나라가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위스인 것을 감안하면 프랑크푸르트나 부다페스트가 좋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부다페스트는 유로화폐를 사용하지 않아서 다소 불편할 것 같았다. 그래서 프랑크푸르트로 결정.
그런 다음 이동 경로를 정했다. 이동 경로 정하는 것부터 장난 아니게 힘들었는데 오랜 고민을 거친 결과는 위 그림과 같다. 한 달 동안 프랑크루르트, 잘츠부르크, 빈, 로마, 피렌체, 밀라노, 제나바, 베른, 취리히, 그리고 다시 프랑크루프트로 간 후 한국으로 돌아오는 계획을 세웠다. 후보지에는 쇼팽의 바르샤바, 리스트의 부다페스트도 고려되었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다.
비행기표만 예약을 했는데, 생각해보니 도시간 이동도 필요했다. 유럽이면 역시 기차여행이지. 기차표를 예약하려고 보니 유로패스라는 것도 있었는데, 필요한 기차표 따로 예약하는게 더 낫다는 말도 있어서 나는 개별로 예약했다. 기차표를 예약하는데, 평소에 ktx나 srt 정도만 예약하다가 갑자기 다른 나라 기차를 예약하려고 하니 멍해졌다. 어떤 어플을 사용해야하는거지? 결제는? 평소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이 걸림돌이 되었다. 요새 인터넷에 아무리 정보가 많다지만 그만큼 그 정보를 취합하는 것도 힘들었다. 당장 구글에 유럽 기차를 검색해도 수만가지 결과들이 나온다. 그중 나에게 적합한 내용이 어떤 것인지 찾는 과정이 힘들었다.
그렇게 찾은게 위와 같은 어플이었다. 독일에서는 DB(도이치반)이라는 어플을 사용하고 오스트리아에서는 QBB라는 어플을 사용하는데 내가 사는 국민은행 카드가 결제가 안되는 바람에 잘츠부르크에서 비엔나가는 기차는 잘츠부르크에서 직접 현장구매했다. 이탈리아에서는 Italo(이탈로)라는 어플을 사용했고 스위스에서는 SBB라는 어플을 사용했다. 유럽의 기차 예약은 어플만 다른게 아니라 시스템이 한국과 달랐다. 그냥 예약을하는 것이 아니라 기차 예약과 자리 예약을 따로 진행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무슨 기차 예약을 하는데 절차가 이리 복잡하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처음에만 어색하고 몇개 예약하다보니까 익숙해졌다. 기차표를 미리 예약하는 이유는 일찍 예약할수록 가격이 싸진다. 나는 한달 전쯤에 미리 예약했는데, 막상 당일에가면 기차 표값이 두배이상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예약하면 경비를 아낄 수 있다. 여행 중간에 비엔나에서 로마로 이동할때는 저가 항공사를 이용했다.
이동수단을 예약했으니 다음은 무엇을 해야할까. 여행에 필수적인 것들을 생각하다보니 인생을 살면서 필수적인 것이 무엇인가와 비슷한 대답이 나왔다. 그것은 의식주. 입고, 먹고, 잠을 자는 것이 중요했다. 그 이외의 것들은 부가적인 요소이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의. 9월이 여행이라 옷은 최대한 가볍게 가기로 했다. 반팔, 반바지에 가벼운 바람막이 정도를 준비했다. 아마마도 땀을 많이 흘릴것 같아 땀흡수에 좋은 기능성 옷들로 준비했고 자외선을 막아줄 모자, 타이즈를 안에 입었다. 많이 걸어야하므로 등산화를 신었고, 무릎보호대까지 착용했다. 그렇게 준비하다보니 위 사진처럼 되었는데 마치 등산객과 같아보였다. 마침 가방도 배낭이다보니 더욱 등산객스러웠다 ㅎㅎ
식. 먹는것은 무조건 현지조달이라고 생각해서 준비하지 않았다. 유럽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은 분들은 김치나 고추장, 라면을 챙겨가시기도 하는데, 유럽에도 한인마트 많이 있다고 들어서 딱히 준비하진 않았고, 설사 한민마트가 없다고 하더라도 한달 정도 다른 나라 음식 먹는건 크게 문제 없다고 생각했다.
주. 잠자는 곳은 중요했다. 숙소를 정하기전에 먼저 해야할 일은 도시마다 며칠을 묵을지 정하는 것이다. 이것을 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돌발 상황이 생기는 것 까지 고려해서 짜야했다. 기본적으로 각 도시들마다 가고 싶은 곳을 정하고 대략 며칠 정도면 다 돌 수 있을지 고민했다. 물론 현지에서 추가적으로 가고 싶은 곳이 생길 가능성이 높으므로 여유있게 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잠자는 곳을 어떤 형태로 정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유럽에 있는 기간이 길다보니 최대한 다양한 형태의 숙소를 정했는데, 우선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해는 기숙사형 숙소이다. 기숙사형 숙소의 장점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은 아무래도 단체생활을 하다보니 코를 심하게 곤다거나, 매너가 없거나, 화장실 사용시간이 겹치면 기다려야한다거나 하는 문제점이 있다. 내가 묵었던 기숙사형 숙소는 비엔나 숙소는 10인실이었고, 잘츠부르크는 4인실, 로마는 5인실이었다.
다음은 아파트형 숙소인데 아파트에서 투숙객들이 모두 다른 방을 사용하고 화장실은 같은 화장실을 사용하는 구조이다. 아무래도 기숙사형 숙소보다는 사람이 훨씬 줄어드니까 시설을 사용하기는 더 편했지만 그만큼 다른 방 사람들과 대화할 일은 별로 없다는 단점이 있다. 아파트형 숙소는 피렌체, 밀라노, 취리히에서 활용했는데, 편했지만 재밌었던 추억은 상대적으로 적었던것 같다.
다음은 쉐어형 숙소인데, 아파트에서 방 하나를 빌린다는 개념은 위와 동일하지만 다른점은 집 주인과 함께 산다는 것이다. 위의 아파트형 숙소는 집주인은 다른 집에서 살고 아파트 하나를 여행객들에게 빌려주는 것이고, 쉐어형 숙소는 집주인도 옆방에서 함께 산다는 점이 다르다. 쉐어형 숙소의 장점은 집주인과 대화를 통해 실제 현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들어볼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아무래도 집주인이 함께 살다보니 집주인 눈치가 조금 보인다는 것?
마지막으로 호텔형 숙소이다. 이 유형은 작은 아파트를 혼자서 모두 사용하는 것으로 한국으로 치면 원룸을 생각하면 된다. 나는 스위스 베른에서 호텔형 숙소를 묵었는데, 사실 편의로 치면 호텔형 숙소가 가장 편했다. 나 혼자 독립된 공간에서 화장실, 샤워실까지 혼자 사용하니까 내집처럼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대화할 사람이 없어서 조금 심심할 수 있다는 것.
비행기와 숙소 예약이 끝나면 큰 일은 마무리 된다. 이 밖에 여행 중 가고 싶은 장소에 예약을 하고, 여행 중 필요한 물품들을 사면 여행 준비는 마무리 된다. 사실 여행에 필요한 물품을 사는 과정도 꽤 길었는데, 이부분은 앞으로 여행 중간 중간 에피스드에 넣을 예정이다.
사실 준비를 하면서도 내가 유럽에 간다는 사실이 믿겨지지가 않았는데, 출국 날짜가 되고 공항에서 환전을 하고 로밍 신청을 하면서 내가 정말로 유럽에 간다는 사실이 실감이 났다. 그렇게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비행기에 내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