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 속 빛을 찾아
"내 인생을 한 편의 드라마로 만든다면, 아마 사람들은 '막장도 정도껏 해라'라고 할 것이다. 나는 이제 이 드라마가 끝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저 문장은 나의 이야기, 그 파란의 시작이자 기묘한 전환점이었다. 어떤 거창한 의도를 품은 글쓰기는 아니었다. 세상을 향한 고발도, 나를 향한 동정심을 구하려는 애원도 아니었다. 그저 오랜 시간 얽히고설킨,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내 삶의 실타래를 기록이라는 명분 아래 조용히 풀어내는 일이었다. 어쩌면 드라마의 결말이 간절했던 한 시청자가, 스스로 마지막 회의 대본을 써 내려가던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파편처럼 흩어져 있던 기억들을 담담히 끄적였다. 그때의 나는, 그 행위가 내 삶의 또 다른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나의 이야기가 이토록 예측 불가능한 반전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에, 나 스스로도 놀랐다.
이제 그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려 한다. SNS에 내 글을 처음 공개했을 때처럼, 불필요한 감정 과잉이나 현란한 미사여구는 배제한다. 꾸며내지 않은 진실, 그 날것의 고백만을 담을 것이다. 혹여 이 이야기가 너무 비현실적으로 들린다면, 그것은 내 필력이 경험의 밀도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일 뿐, 이야기가 지닌 본질의 문제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을 쓰는 행위는, 어쩌면 지친 내 자신에게 건네는 뒤늦은, 그리고 염치없는 손길과도 같았다. '나는 꽤 많은 것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날 수없이 되뇌었던 이 고백처럼, 어쩌면 미지의 누군가가 내게 손을 내밀어주기를 바랐던 절박함의 다른 형태였을지도 모른다. 결국, 나는 살아갈 이유를 명확히 찾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갚아야 할, 아니, 갚고 싶은 마음의 빚이 너무도 많았던 것이다.
내 지난 시간이, 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때로는 삶을 헤쳐나가는 데 미미한 실마리라도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 책은 내 인생 드라마의 종결을 꿈꾸며 시작된 기록이었지만, 결국 삶은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사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든 버텨낼 수 있다는 희미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해줄 것이라 믿는다. 나의 파란만장한 서사가, 독자에게 작으나마 의미 있는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