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광고 같은 광고 이야기
내가 믿는 광고의 역할은 물건을 파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새롭고 창의적인 것이 아니면 반응하지 않는다. 제품의 특징이 특별하지 않은 요즘 같은 시대에는 결국에는 새롭고 창의적이고, 결국에는 메시지가 특별한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터치하리라 믿는다.
그런 면에서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것이 있다.
광고는 예술인가? 상업인가?
답은 분명하다. 광고는 예술이 아니다. 광고는 상업이다. 공익광고가 존재하지만, 결국에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상업광고의 핵심이라고 믿는다.
그런 면에서, 광고가 예술의 영역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상을 가져왔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의 50주년 캠페인, "Play it Safe."
영국계 호주인 팀 민친& 호주 퍼포머들의 기념비적인 컬래버레이션
팀 민친은 코미디 뮤지컬로 유명한 희극인이자 배우, 뮤지컬 배우, 음악가이자, 감독이다. 이 사람을 필두로, 호주의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여, "play it safe" (위험을 피하며 살아라)고 비꼬듯이 말한다.
메시지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아라고 말하고자 한다. 그 말을 거꾸로 비꼬듯이 전한다.
누구도 똑똑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누구도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멀리 가고 싶다면 위험한 길을 가지 마라.
그냥 받아들여라.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 수 있는 것을 하기 싫잖아.
그러면 넌 외면당할 테니까.
그저 뒤로 물러서서 남들을 평가해.
그러면 남들이 널 평가하지 않을 테니까.
그 누구도 자랑하는 걸 싫어해.
그 누구도 광대를 좋아하지 않아.
눈에 띄려고 하지 마.
벽을 만들고 남들에게 튀지 마.
그러면 섞여서 살 수 있어.
칸느 광고제 2024년 필름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이다.
뮤지컬 형식으로 전달되는 이 메시지는 결국에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뚜렷하다.
남들이 뭐라 하던지, 네가 원하는 걸 하는 가능성을 열어 둘 때, 특별함이 생긴다
역설적이다.
남들 사이에서 튀지 마라고 말한다.
안전하게 살라고 한다.
인생은 게임이라고.
사람들은 정해진 규칙을 따르길 원한다고.
박사 학위를 따라고.
문제를 일으키지 마라고.
흑백논리의 아이디어를 가져가라고.
이상한 아이디어는 내지 마라고.
벽을 만들고 만들어진 방식대로 살아가라고.
그런 말만 주야장천 하지만, 결국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남들이 뭐라 하던지, 당신의 가능성을 믿고 나아가라고 전한다.
(아니 그렇게 말하지 않지만, 그게 메시지라고 느껴진다.)
물건을 사지 마세요라고 하지만, 물건을 사게 되는 마법이 창의성이 아닐까?
참 신기하다. 역설적인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는데 왜 우리는 거기에 흔들리게 되는 걸까?
뮤지컬 형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야기의 형식 때문만은 아닐 것 같다.
아마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사는 것이 답이다라고. 정해진 삶을 사는 것이 맞는 거라고.
우리 모두 안다.
결국에 답이 있는 인생이고, 정해져 있는 인생 아니냐고. 정해진대로 대학을 가고 박사 학위를 따고 대기업을 가고 부모가 되고 퇴직연금을 받고 아이를 잘 키우고 그렇게 늙어 죽으면 되는 거라고.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그렇게 살라고 한다.
그렇게 살면, 안전하다고.
동시에,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
마음을 굳게 닫으면, 세상을 넓게 보지 못합니다.
참 맞는 말 같다.
이런 게 광고가 예술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 같다. 우리는 수도 없이 많은 몇 주년 기념 캠페인을 만든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잊히고 고무적인 메시지를 기업 입장에서 던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캠페인이 칸느 그랑프리를 받은 이유는 정말 뚜렷한 것 같다. 사람들의 입장에서, 사람들이 바라보는 삶의 태도를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동시에, 오페라를 하는 사람들이 예술을 하는 방식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가르친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곧 창의성. 아닐까?
아래는 시드니 50주년 캠페인 영상이다. 뮤지컬도 정말 훌륭하고, 듣기에도 정말 좋다. 연출도 뛰어나며,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무엇보다 메시지가 정말 촌철살인이다. 정말 훌륭한 카피라이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람의 마음을 꿰뚫은 문장들로 이뤄져 있다. 저런 작업은 광고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당기는 것 같다. 동시에, 호주에 간다면 호주 시드니 오페라를 꼭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그렇다면, 50주년 캠페인이 이루고자 하는 바는 다 이룬 거 아닐까?
https://youtu.be/QshKJQQyCAE? si=S79 m3 SrJQPBCaWD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