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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맴맴 Oct 24. 2021

누구도 내 앞길을 막을 수 없다

내 앞길은 내가 막는다

영등포 로터리를 아시는지요. 

가야 할 곳을 알고 있음에도 제 갈길을 찾기 힘든 복잡하고 어려운 길입니다. 

(그래도 요즘에는 색깔을 표시해놔서 좀 낫더라고요)

그 길을 한큐에 넘어올때는 서울살이 10년했다는 자부심이 막 올라오는 

저에겐 그런 길이었습니다. 

끼어들려는 자와 끼어들지 못하게 하는 자와 

포기하는 자와 포기하지 않는자들이 한데 뒤엉켜 노랗고 붉은 빛을 껌뻑이는 길. 

고단한 퇴근길이었습니다.

꼬리물기를 하면서 차선에 진입하는 끼어들기 차들에 지쳐서 

자세를 고쳐잡았습니다. 

더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같은 거였죠.

한 차가 끈질기게 끼어들려고 했고 

왜 그랬나 싶지만 저 역시 끈질기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습니다.

신호가 바뀌어 초록불이 되었고 승자가 되어서 유유히 교차로를 통과하는 순간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닳았습니다.

차선을 비켜주지 않는 것에 집중하느라, 

제가 가야 할 길을 놓치고 애먼 길을 통과했던거죠.

결국 저는 빙 돌아 집으로 가야 했답니다.


누구도 내 앞길을 막을 수 없습니다. 

내 앞길은 내가 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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