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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 Sep 29. 2022

이렇게 갑자기 시작할 줄은 몰랐지만

우당탕탕 픽글 창업기 (1)

생각해보면 중학교 때 꿈은 작가였고, 언젠가는 책을 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다. 연이 닿은 친구들과 함께 <꿈 해몽 도감><1인 가구 자취 백과, 혼자서도 잘 살 수 있어!>를 만들며 출판업계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경험하긴 했지만, 출판업에 여전히 희망이 있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 (그렇다고 역시 안 쓰던 글이 갑자기 써지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창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지금 생각해보면 놀라웠던 것이, 차근차근 계획해서 시작한 창업은 아니었다. 갑작스러운 퇴사로 시간이 생겨버렸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오랫동안 생각만 해오던 창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함께했던 디자이너 언니를 붙잡고 창업팀에 들어오라 일주일 동안 꼬드겼고 (지금 생각해보면 마음 맞는 팀원을 구할 수 있었던 게 아주 큰 행운이었다.) 어쨌든 설득에 성공해(?) 창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지금으로부터 딱 6개월 전의 일이다.


3월의 셋째 주, 우리 둘은 카페에 앉아 '어떤 창업을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함께했던 사이드 프로젝트가 물성과 디자인이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의 창업도 그러한 방향일 거라 생각했다. 밤낮없이 고민한 우리는 캐릭터와 세계관을 필두로 하는 기획과 디자인 사업 (줄여서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더 쉽게 말하면 디자인 스튜디오...)을 시작했다.

(지금은 접었지만 인스타 계정이 남아있다. https://www.instagram.com/5.1mix/)

그때 만들었던 유령 캐릭터. 지금 봐도 내 눈에는 귀엽다...

컨셉도 기획도 애매했던 이 아이템을 가지고, 우리는 열심히 이벤트를 열고, 사람들을 참여시키고, 브랜딩을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브랜딩, 마케팅, 디자인은 열심히 했는데 - 아이템이라는 게 없었다) 나름 반응은 왔지만 일은 지나치게 노동집약적이었고 우리의 수익모델은 너무 멀리 있었다.


당시에 모베러웍스에 한참 빠져있던 나... 는 물건이나 서비스가 없어도 가치를 제공하면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IP사업이나 B2B로 비즈니스 모델이 확장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당장 손에 잡히는 게 없으니 막막한 것도 사실이었다. 당시 사람들에게 열심히 우리의 아이디어를 설명하면, 2명 중에 1명 정도는 '그게 어떤 사업인데?'라고 되물었다. 그런 질문들을 계속해서 받던 어느 날, 우리의 사업이 한 줄로 설명될 만큼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사업을 접었다... 가 결론이면 여기에 아마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있지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유령친구들과 함께하는 창업은 2개월이 안되어서 깔끔하게 그만두었다. 대신 다른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글쓰기 창작자를 위한 작법 콘텐츠를 제공하는 창업이었다.


뜬금없는 업종 변경이 좀 웃기긴 하지만, 당시에 나는 창업 자금이 우리에게서 나와야 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처음에는. 아무래도 저 유령친구들은 행운을 가져다주기는 해도,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지는 못할 것 같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하고 싶었는지 지금은 약간 의문이다.) 

안타깝지만 유령 친구들이 가져다준 돈은 창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마치 사이드 프로젝트처럼, 둘이서 전자책 펀딩을 하나 하고 있었다. (https://tumblbug.com/pickle_character) 캐릭터를 설계하고, 이를 작품 속에서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가이드북과 레이아웃 (쉽게 말해 작법서! )였다. 이게 픽글의 첫 시작이었다.

픽글 창업 시작!


TO BE CONTINUED...


픽글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로!

https://about.pickge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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