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가득 담아 돌아온 날
퇴근 후 오랜만에 덕수궁 돌담길을 잠깐 걸었다. 가을은 질척대지 않는다. 잠깐 앉았다가 아쉬움을 남긴 채 멀어지는 사람처럼 뒤돌아보지 않는다. 이 계절을 내가 유달리 좋아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한적한 길을 따라 생생함을 눈으로 찬찬히 쓸어담고, 이 순간을 좀 더 기억하도록 풍경을 렌즈로 옮겨 담았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결코 돌아오지 않을 ‘오늘’의 바람 냄새와 낙엽 스치던 소리, 피부에 닿은 공기의 온도를 되도록 오래 간직하고자 짧은 기록을 남겨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