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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대 열정시대다.
어디를 가든 열정, 청년의 열정, 중장년의 열정, 세상을 바꾸기 위해 열정, 무려 취미생활을 하는데도
열정을 가지고 노오오오력을 하라고 하는 시대다.
자기좋아 태우는 열정은 좋아, 내가 내땅에서 쌀농사지어서 직접 먹는데 뭐라 할 사람 없다.
그럼 열정많은사람 구하시는 인사담당자님들, 제 열정 얼마에 사실래요?
까놓고말하면 열정이 밥을 먹여주지는 않는다, 실무자 입장에서 딱히 실력을 올려주는 요인도 아니고.
언제 이런얘기를 술먹으면서 가볍게 꺼냈더니
"어? 민호님 열정넘치게 자기 R&D나 스터디같은거하는거 보면 되게 멋있던데~"
라더라.
그래서
"열정때문에 하는거 아니고 자기어필용으로 하는거에요, 인생 언제 어떻게될지 모르는거잖아요?"
삽시간에 가장 어린 내가 가장 애늙은이가 된것같은 공기가 흐른건 덤이다.
자, 계속 지껄여보자면,
실제로 밥을 먹여주는건 열정이 아니라 자신이 받는 월급이고, 그 월급을 많이 받으려면 실력이나 스펙이 필요한거지, 눈에 보이지도않는 가치인 열정을 가지고 월급이나 대우의 차등이 들어간다면 그건 여러사람 기분나쁠 일이라는거다.
근데 요즘보면 이런 쓸모도 없는 열정 분위기에 쏠리는지 한국인 종특인건지 모든사람에게 요구한다.
다들 제정신이 아니야.
가장 좋아하는 발표중에 하나로 꼽는 발표 하나가 바로 데브캣 스튜디오 김동건님의 <갈망의 아궁이>라는 발표인데, 열정넘치게 몰두하는것을 아궁이에 장작을 지피는 것으로 표현했다, 표현력에 감탄한다.
거기에 빗대서 설명하자면, 아궁이에 장작을 넣어 열정이라는 불꽃을 피우는게 열정을 태우는 과정이라면,
아궁이도 자기의 것이여야 할것이고, 넣는 장작또한 물론 자기 것이어야 하겠다.
열정타령을 좋아하는 타인이,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지 않고 "네 열정을 우리를 위해 바쳐라"라며 자신의 열정재료인 장작을 가져가려한다면, 분명히 잘못된 일이다.
남의 거 가져올때는 돈 내고 가져오라고 배우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비유적으로 설명했는데 이런일은 사실 비일비재하다.
야근 하고싶어서 하는 사람 없을것이고,
남 꿈에 휩쓸려 제대로 된 대우 받지 못하고 <열정>하나만으로 열심히 인생을 불태우는 사람 또한 있을것이다.
열정을 남 뜻대로 태우게 두는 것 자체는 딱히 잘못된게 아니다.
우리 모두가 <열정>이란것을 모두가 스스로 몇개씩은 가지고있는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한다면, 그 열정을 가져오기 위한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면 된다.
복지든, 낭만이든, 아니면 돈이든지간에.
사는것도 힘들고 취업도 힘들텐데 뽑아주는것만해도 감지덕지지 정당한 댓가를 요구할 짬이나 나겠냐라고 물을 수도 있다.
그래도 열정을 경력외의 부가가치로만 인식하는 사회분위기가 달라지려면 인식이 좀 변해야하지않을까.
열정도 재능이고, 재능은 돈 받고 팔 수 있다.
모두 신나게 외쳐보자.
"제 열정 얼마에 사가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