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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알밤 Jan 22. 2024

37주 차: 막달 증상과 두 번째 태동 검사


어느덧 감기 앓이 2주를 넘어가고 있다. 임신 37주 차로 정말 이제는 기침하다가 양수가 터져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출산에 임박한 막달 임산부가 되었다. 임신 막달이라고 하면 출산하신 분들은 다들 ‘아이고...‘ 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신다. 이제는 산모가 너무 힘들어서 애가 빨리 나오는 게 나은 상태이나, 그러나 진짜 애가 일찍 나온다면 고생길 시작인 갈림길에 서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임신 기간 동안 큰 이벤트가 전혀 없던 나로서는 막달에 이렇게 급격하게 컨디션과 상태가 나빠지는 게 얼떨떨하고 놀랍기만 하다. 다른 분들은 그럼 그동안 얼마나 더 힘든 임신을 이어오신 것일까.. 모든 엄마들은 정말 대단하다!


나의 임신 막달 증상을 꼽자면 1. 잠들기 힘들고, 새벽 3시경이면 늘 깨는 불면증 2. 똑바로 앉거나 눕기만 하면 급격하게 올라 숨쉬기 힘든 심박수 3. 생리통처럼 싸르르 아픈 가진통과 찔리듯 아픈 자궁 통증 4. 하루에도 몇 번씩 속옷을 갈아입게 만드는 분비물 5. 시도 때도 없이 화장실에 가고 싶은  잔뇨감 6. 그리고 차차의 태동에 따라 고통받는 방광과 갈비뼈 통증이 대표적이다. 얼마 전까지 찌릿찌릿 고통스럽게 했던 환도 선다 통증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차차가 골반 속으로 좀 더 내려왔다는 뜻인 것 같다.


감기와 온갖 증상들로 밤잠을 3시간 정도밖에 잠을 못 자고 내내 깨어있다가 감기약을 먹고 낮잠을 자며 조금씩 수면을 보충하는 나를 위해 남편이 휴가를 쓰고 나를 케어해 주기 시작했다. 몸보신하라고 곰탕을 먹으러 가고, 감기로 입이 깔깔해진 나를 위해 식사를 차려주고 수시로 따뜻한 차를 준비해 줬다. 덕분에 3일 내내 먹고 자고 쉬고를 반복했더니 조금 컨디션이 괜찮아졌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쉬던 때, 차차의 태동이 이상했다. 차차는 태동이 큰 편이었는데 12:30 즈음부터 태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배를 누르고 흔들고 난리를 쳤더니 손가락 까딱 하는 듯 미약한 태동이 느껴졌다. 우선은 느껴지긴 했으니 30분 정도 낮잠을 자고 다시 일어나 집안을 걸으며 초콜릿을 먹고 주스를 마셔보았다. 평소 같았으면 신나게 움직였을 차차가 또 고요했다. 임신 막달엔 태동이 줄기도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2~3시간 동안 태동이 이상하다면 병원으로 바로 오라는 안내도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남편과 병원으로 향했다.


내 담당 선생님께서 수술 중이셔서 우선 태동검사부터 하기로 했다. 배를 보이고 태아 심음 측정기를 대자마자 바로 차차의 심박이 들리기 시작했다. 한숨이 탁하고 놓이는 순간이었다. 40분 정도 진행한 태동 검사에서 차차는 계속 자고 있었고, 아무리 깨워도 움직이질 않았다. 두세 번 정도만 꿀렁 움직이고 딸꾹질만 열심히 하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태동의 횟수가 태아 안녕의 지표가 되지 않고, 심박수가 정상 범주를 벗어나지 않으니 아주 괜찮다고 말씀해 주셨다. 아마도 차차는 내 컨디션 저조와 수면 부족으로 인해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싶었다. 며칠 잘 쉬고 나니, 다시 차차는 발로 내 갈비뼈를 빵빵 차기 시작했다. 그래, 차차가 아픈 것보다 차라리 내가 아픈 게 낫다. 이게 엄마의 마음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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