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엄마의 두 돌 아기 영어 교육관

by 이알밤

유아 영어 전집 3대장에 흥미가 생겨 찾아보니 디즈니 월드 패밀리 잉글리쉬 월팸과 튼튼영어 베이비리그, 그리고 잉글리시 에그라는 걸 알았다. 영어 전집은, 단순 책만으로 구성된 상품이 아니라 책, 교구, 워크시트, 음원, 영상 등을 포함한 풀 패키지 상품이었다. 평균 단가가 600만원 이어서 놀랐는데, 딱 1년만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단계단계 구성되어 풀 패키지를 모두 활용하는데 기본 3~4년이 걸린다고 한다. 내 주변에서는 잉글리시 에그를 많이 하고있었고, 좋아서 추천 한다는 분들이 많이 있었다.

얼마 전, 유튜브를 통해 본 내용에서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과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가 다르다는 내용을 봤다. 이 부분이 내가 희미하게 가지고 있던 영어 교육관을을 정확하게 꼬집어준 말이었다. ESL과 EFL의 차이는, 영어가 공용어인 국가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되며 영어를 습득하는 방식과 영어와 전혀 관계가 없는 나라의 아이들이 학습을 통해 언어를 배우는 방식의 차이다. 나는 전형적인 EFL 방식으로 영어를 유치원 때부터, 일본어를 중학교 때부터 배웠고, 대학을 미국에서 다녔다.

미국 대학교에서 Linguistics 수업을 몇개 들었었는데, 거기서도 Language Acquisiton, 즉 언어 습득 방식론과 Critical Period, Silent Period 등등에 대한 내용을 배웠다. 졸업하자 마자 돌아온 한국에서 한일 혼혈 조카들이 신생아일 때부터 약 5년을 한 집에서 같이 살며 이중 언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어떻게 모국어를 습득하는지, 그리고 외국어를 어떻게 습득하는 지를 실제로 경험하며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들과 더불어 많은 점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코로나 시기, 중국어와 TESOL 자격증을 공부하며 다시 한번 성인으로서 EFL 방식의 언어 학습 방식에 부딪혀보았다. 이러한 나의 모든 경험을 녹여낸 나의 영어 교육관은 아래와 같다:

1.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 하고 싶게끔 내적 동기를 주자 (강요 금지)

2. 즐기는 자를 절대 이길 수 없다 (즐길 수 있도록 환경 조성해주기)

3. 언어는 소통의 도구, 쓰지 않으면 늘지 않는다 (주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 주기)

내가 영어를 좋아하기 시작했던 것이 언제부터 였는지 생각해보니 초등학생 시절 집 근처 미군 부대에서 나와 내 친구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 영어 수업을 해줬던 테리 덕분이었다. 테리는 미군으로,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본 외국인이자 흑인이었다. 처음에는 또래 10명이 함께 수업을 들었는데 다들 오기 싫어 하여 결국 초등 저학년 반에서는 나와 내 동생만 남았다. 그리고 테리가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을 때, 우리를 데리고 미군부대를 구경시켜주며 처음으로 피자헛의 짠 피자를 먹어봤고, 내게 디즈니 캐릭터 색칠공부 책을 한웅큼 주었다. (아직도 내가 그때 뭐라고 이야기 하고싶었는데 벅찬 마음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갱지로 되어있던 색칠공부 책에 써있는 영어 한마디, 한마디가 무슨 말인지 알고 싶었고, 결국 엄마를 졸라 영어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이렇듯 본인이 하고싶어서 하는 공부는 대체로 오래도록 지속된다. 그래서 나도 자연스럽게 차차나 포포가 공부를 스스로 하고 싶어지게 끔 유도하고 싶었다.

어릴 적 아빠가 영어 자막으로 된 디즈니 비디오 테이프들을 구해주셨다.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지만 깡시골이라 이것 외엔 즐길 미디어가 없어 대충대충 내용을 예상해가며 몇십번씩 반복해 봤다. 이모는 디즈니 ost 음악 테이프를 사주셔서 차에 타면 늘 그 테이프만 들었다. 오죽하면 테이프가 늘어나서 냉동고에 넣기를 몇 번, 결국에는 끊어져서 엄청 울었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비디오와 오디오로 나름 즐기다 보니 중학생 때 갑자기 보게 된 토익 시험에서 500점대를 맞았었다. 토익이 뭔지도 몰랐기에 공부도 하나도 하지 못했고, 외고 입시를 준비하고싶다고 담임 선생님께 말하니 한번 테스트를 봐보라는 말을 듣고 무작정 접수해서 봤던 첫 시험이었다. (지금 어린 학생들은 나보다 훨씬 더 잘 할테지만 깡시골에서 자란 나는 당시 마을에서 토익 시험을 본 첫 중학생이었다) 부모님의 강요가 있었다면 지금까지 내가 영어를 좋아할 수 있었을까? 절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부모님이 내게 영어를 강요하지 않았던 건, 내가 이과로 진학하길 원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인가 나는 수포자이다. 나조차 이랬기에 차차와 포포도 언어 공부를 자연스럽게 즐기며 오래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언어는 소통의 도구이다! 혼자 책으로 배우고 음원만 들어서는 절대 늘지 않는다. 나름 한국어, 영어, 일본어 회화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 언어 덕후인 나도 코로나 시기 도전했던 중국어는 재밌었음에도 결국 늘지 않아 포기했다.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코로나 초기 시기라 학원 수업이나 회화 스터디에 참여하기 어려워 혼자 공부해야만 했다. 하물며 개인 과외 선생님도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시다보니 입모양을 통해 보는 발음 방법이나 공기 흐름도 제대로 알기 힘들았다. 그러다보니 실력이 늘지 않아 내적 동기가 흐려지더니 결국 흐지부지 마무리짓게 되었다. 이를 통해 언어는 소통의 도구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어, 코로나가 안정화되자 마자 영어회화 스터디에 가입해 지금까지도 종종 주말마다 나가고 있다. 이처럼 차차와 포포에게도 해외 여행이나 외국인 친구 교류, 적어도 나와 영어 대화를 나누며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목표이다.

그렇기에 ESL 방식으로, 차차와 포포가 모국어를 습득한 방식처럼 자연스럽게 영어도 습득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적어도 학교 공교육에 들어가기 전까지 영어에 대한 좋은 기억과 작은 성공들을 많이 심어주면 마음만큼 잘 하지 못하더라도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일단은 뭐든 겪어봐야 아는 법! 휴대폰을 열고 잉글리시 에그, 튼튼영어 베이비리그, 그리고 디즈니 월드 패밀리 잉글리쉬 체험을 모두 신청했다. 컨텐츠들을 체험해보고 살펴보며 비교해보자 하는 요소들은 아래와 같다.

1. 비디오, 오디오, 책 등의 구성 비중과 퀄리티

2. 각각 매체들이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지

3. 권장 이용 연령 및 기간은 어떻게 되는지

4. 센터 수업 등 부가적인 프로그램이 있는지

5. 프로그램 구성 의도가 어떻게 되는지

6.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어느정도 수준을 목표로 짜인 프로그램인지

7. 가격, AS 방법 및 기간 등

이 기준에 맞춰서 꼼꼼하게 비교해보고 관련 내용 포스팅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