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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얼키 May 03. 2022

주식 얘기 #1 _ 쿠팡(CPNG)에게 모두가 물리다.

쿠팡에게 모두가 물리다.


제목 그대로다. 쿠팡에게 모두가 물려버렸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쿠팡의 주가 흐름을 보면 한 번에 이해될 것이다.

미국 시장에 상장한 쿠팡(티커 : CPNG)은 상장 당일 69달러까지 상장 빔을 쏜 이후 바로 하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탈출의 기회도 주지 않고 하락 중인데, 약 1년이 지난 지금 쿠팡의 주가는 13달러 미만으로, 최고가 대비 -80%가 넘는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하락했음에도 쿠팡의 시총이 226억 달러, 원화 기준 약 28조 5천억 원이다.

 

이렇게 주가가 끝없이 하락하다 보니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유명한 대학교에서부터 재단, 기관투자자까지 모두가 K-주식(미국 상장이긴 하지만) 하락의 매운맛을 보고 있다.

기관투자자인 캐피털인터내셔널과 베일리기포드의 경우, 손실액이 1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MIT공대는 기부금으로 쿠팡 주식을 전체 운용자산의 65%에 이르는 수준인 5,939억 원어치 매수했는데, 주가가 하락하면서 손실액만 3,000억 원이 넘는 걸로 추산된다. 기부금의 절반 이상이 사라져 버렸다. 이는 전교생에게 1년간 전액 장학금을 줄 수 있는 규모라 한다. 워싱턴대도 마찬가지인데, 그나마 평균 매입단가가 가장 낮은 쪽에 속해서 다행이다. 빌 게이츠 자선단체인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은 평균 매입 단가도 49.35달러로 엄청 높아서 손실액만 2,500억 원이다. 미국의 자산운용사인 로즈버드어드바이저는 4분기 운용자산을 쿠팡에 몰빵해 버렸다. 당연히 손실 맛 느끼고 있겠고. 수많은 기관들이 진짜 천문학적인 금액을 쿠팡으로 손실보고 있는 상황인데.


도대체 뭘 보고 이렇게 매수한 거지?


쿠팡은 적자를 키워가면서 매출액을 늘리고 있는 상황인 건 경제분야와 주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인데, 미국에서는 이런 점이 성장성이라는 단어에 묻혀버린 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미국 명문대들이 쿠팡에 투자한 이유를 유추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는데, MIT가 발행하는 기술전문분석지인 MIT테크놀로지리뷰에서 쿠팡과 아마존을 비교한 것. 그리고 여기서 아마존을 압도하고 있다고 표현.

또한 사업구조가 외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있었다. 로켓배송은 UPS와, 쿠팡이츠는 DoorDash와, 쿠팡플레이는 Netflix와 비교되면서 세 회사가 결합한 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의 소개는 해외투자자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들렸을 것이다.

이렇다 보니, 아마존과 비교되면서 약간 우리식 표현으로 '묻지 마 투자'를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또 세계적으로 성공한 투자자들과 머리 좋은 석학들이 있는 대학들이 저런 식의 투자를 했을 리도 없을 것 같고. 암튼 개인도 잘 물리지만 기관도 잘 물리긴 마찬가지인 것 같다.


주가 상승하려면 빠른 시간 안에 흑자 전환해야.


김범석 의장은 올해는 쿠팡을 흑자 전환시키겠다고 하는데, 어떤 묘수를 사용할지는 불분명한 상황. 조금씩 바뀌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와우 멤버십을 72% 인상하는가 하면, 묻지 마 환불 정책도 변경했다. 올해 경영 목표로 수익성 개선을 내걸었다. 상장사가 됐기 때문에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부담감이 이런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은 올해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지금껏 그래 왔던 것처럼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수익성 개선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수익성이 턴어라운드 된다면, 그때부터는 승승장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쿠팡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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