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 도순이의 영어 여정

작은 Kick이 필요해

by 둥이빠바


우리 집 쌍둥이, 오순이와 도순이는 여섯 살. 똑같은 시간(물론 몇 초 차로 도순이가 세상을 먼저 보았다)에 태어나 나와 와이프의 돌봄 아래 같은 밥을 먹고, 생각을 공유하고, 같은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이제는 영어 유치원에 함께 다닌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이 두 아이는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것 같다.


유치원에는 Show and Tell 시간이 있다. 30초 남짓, 아이가 다른 아이들 앞에 서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소개하는 시간이다. 대본을 외워야 하고, 모두 앞에서 발표해야 하니, 어른인 나도 부담될 만한 일이다.


오순이는 처음엔 더듬더듬하지만, 점점 자신만의 속도로 따라온다. “This is my favorite season…” 하며 한 단어씩 짚어나갈 때면, 나도 모르게 숨을 죽이게 된다. 눈빛이 흔들리지만, 말끝은 놓지 않는다. 그 용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도순이는 다르다. 몸을 이리저리 베베 꼬며, 눈은 다른 데로 향해 있다. 몇 번을 같이 외워도, 집중은 잠깐이다. 나는 마음이 복잡해진다. 5세때는 선생님이 잘한다고 했는데. 얘는 관심이 없는 건가? 못하는 건가?


회사에서는 팀장으로써 여기 저기서 날라오는 것들을 처리하고 하루의 에너지를 거의 다 써버렸지만, 애들을 위해? 퇴근 후 7시부터 8시 15분까지 이 시간에 매달리는 중인데...성과금도 너희들을 위해 거의 다 쏟았고...


“도순아, 영어 하기 싫으면 그냥 ○○랑 딩동댕유치원 가자. 아빠도 그만할란다.”

내뱉고 나니 맘이 안좋다. 그런데 도순이는 “응, 알겠어.”라고 말하고, 눈을 내리깔았다. 여섯 살 아이가 뭘 안다고...? 거 참...


저번 주말 밤, 브런치를 보다가 어떤 글에 눈이 멈췄다. ‘포켓몬 양치 앱’ 얘기였다. 앱에서 캐릭터가 함께 양치를 하고, 120초 동안 잘 해내면 포켓몬을 보상으로 준다는 것이다. 혹시나 싶어 설치해봤다.

놀랍게도, 애들이 양치를 2분 동안 진지하게 하고 있는 거다. 캐릭터가 불을 뿜고, 효과음이 나올 때마다 더 열심히 닦는다.


"결국 중요한 건, 어떻게 재미를 불어넣어주는가구나!"


도순이는 영어가 싫은 게 아니라, 재미가 없었던 건지도 모른다. 내가 도와주는 방식이 도순이에게는 어려웠을 수도 있다. 나는 그걸 '의지 부족'으로만 바라본 건 아닐까.


영어유치원 선생님에게 도순이 의지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자문을 구해봐야겠다. 나보단 전문가일텐. 도순이가 영어를 좋아할 만한 ‘작은 Kick'은 뭘까?




나에게 해줄 말


“도순이는 표현 방식이 다를 뿐이에요. 억지로 시키기보다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