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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QJJ Nov 11. 2024

욕망의 글쓰기

왜 글을 쓰는가?


" 모든 작가는 자만심이 강하고, 이기적이며 게으르기까지 하며, 쓰고자 하는 동기의 근원에는 미스테리만 남아있다. 책을 쓰는 것은 고통스럽고 지치는 싸움이다. 마치 고통스러운 병마와 오랜 시간 싸우는 것과 같다. 글을 쓰는 것은 이해할 수 도 없고, 저항할 수 도 없는 악마에게 끌려가는게 아니라면 어떤 이도 하지 않을 일이다. 그 악마는 아이가 주목을 끌기 위해 울음을 터트리는 본능과도 같을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개성을 지우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읽을만한 것은 결코 쓸 수 없다. 좋은 문장은 창문과도 같다."


- 조지 오웰 <나는 왜 쓰는가>


누가 왜 나에게 이야기를 쓰고 싶냐고 물으면, 상처 받은 이를 위로하는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한다. 좀 더 파고 내려가서그 이야기를 '만드는' 행위자체를 왜 하냐고 물으면, 머릿속에 장면이 계속해서 떠오르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약간의정신병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사실 그렇다. 불타는 사막의 도시에서 신념으로 인해 하나뿐인 여동생과 결투하는 주인공이보이기도 한다. 결투 끝에 결국 혈육을 자기 손으로 죽이고, 신념과 체제속에서 뒤틀려버린 주인공의 얼굴이 떠오른다.그런 장면이 계속해서 아른거리기에 나는 그것을 써야만 했다. 다 쓰고 나면 정작 생각보다 재미 없는 초고가 나올 때도 있지만, 그래야만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작법에 대한 공부를 하고, 더많은 습작을 쓰고, 다른 작품들을 보다보니 내 작품이 재미 없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이야기와 욕망이 내가 쓴 글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내가 이야기로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제대로표현되지 않았던 적도 있다. 껍데기는 체제와 신념속에서 고뇌하는 장엄한 투사의 이야기지만, 속은 그저 의미 없는 교과서일 경우도있던 것이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쓴 것이지, 그것이 남들이 보고 싶어하는 이야기는 아니었던 셈이다.


모든 글쓰기는 결국 작가의 욕망으로 시작되어서, 그 욕망을 그려낸다. 작가는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작품은 거짓말을 할 수 없는 것이다.그렇기에 나의 개인적 욕망의 글쓰기를 욕망인 채로 내버려두어서는 안된다. 욕망 그 자체를 예술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개인의 욕망에 사람들은 관음을 하지만, 예술화된 욕망에는 참여를 한다. 이 과정을 미리 알아차리고, 태생부터 빠르게 터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는 그 사람들을 천재라고 부르곤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천재가 되지 못하니, 차근차근 나의 욕망을 예술로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쓰고 싶은 욕망으로 시작되어서, 그 욕망을 정제하는 과정.
그렇기에 글쓰기는 욕망의 글쓰기라 부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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