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사람을 경영한다

- 제17화. 가치 제안: 명함이 사라진 자리의 나

by 방랑자 연필


제17화.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 명함이 사라진 자리의 나


극적인 장면: 낯선 모임에서의 "누구십니까?"


은퇴 후 참석한 한 비즈니스 포럼. 서로 명함을 주고받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린다. 예전 같으면 '조항일 대표' 혹은 '컨설팅 소장'이라는 직함이 박힌 명함을 당당히 내밀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손에 든 것은 아무런 직함도 없는 흰 종이였다. 누군가 내게 물었다. "어디 소속이신가요?" 순간 정적이 흘렀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지혜를 나누는 방랑자입니다." 그 순간, 상대방의 눈에 비친 당혹감과 호기심이 교차했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직함이라는 껍데기를 벗고 세상과 마주했다.

20260219_181522.jpg


경영적 통찰: 존재가 곧 브랜드가 되는 가치


마케팅에서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은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고유한 혜택을 말한다. 과거 나의 가치는 '명함'과 '소속'에 기생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짜 강력한 브랜드는 로고가 사라져도 그 본질이 남는다. 60대의 내게 남은 가치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20년간 경영 현장을 누비며 체득한 '통찰'과, 악양골 만물상회에서 배운 '사람에 대한 애정'의 결합이다. 이제 나는 기술이나 지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을 긍정하게 만드는 '태도'를 제안한다.


20260219_181554.jpg


인생철학: 지혜의 나눔, 가장 고귀한 배당


나는 이제 나 자신을 '지혜 나눔 숲'이라 정의한다. 악양골의 소년이 시작한 방랑은 이제 타인의 성장을 돕는 넉넉한 그늘이 되었다. AI 시대에 정보는 넘쳐나지만,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맥락'은 귀하다. 내가 겪은 고난과 역경의 기록이 누군가에게 이정표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내 인생 경영의 가장 높은 배당금이다. 나는 이제 내가 가진 것을 움켜쥐려 하지 않는다. 손을 펴야 새로운 인연이 찾아오고, 마음을 비워야 새로운 깨달음이 깃들기 때문이다.


20260219_181710.jpg


여운의 문장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줄 때, 비로소 나의 가치는 줄어들지 않고 영원해진다.


'나는 이제 사람을 경영한다' 연재 에세이는 다음 주 금요일에 이어집니다.



AI경영작가 조항일


작가의 이전글나는 이제 사람을 경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