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6화. 성과주의의 그림자: 완벽주의라는 이름의 감옥 -
제16화. 성과주의의 그림자: 완벽주의라는 이름의 감옥
극적인 장면: 무너진 서류탑, 그리고 떨리는 호흡
20여 년 전, 외국계 기업의 연말 결산을 앞두고 내 책상은 숫자와 그래프가 빼곡한 서류들로 거대한 탑을 이루고 있었다. 단 1원이라도 오차가 생기면 회계팀장으로서 내 인생이 끝날 것 같은 강박이 나를 짓눌렀다. 새벽 3시, 형광등 불빛이 유난히 차갑게 느껴지던 순간,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며 숨이 가빠왔다. 완벽하게 정렬된 엑셀 시트들이 마치 나를 비웃는 괴물처럼 보였다. 나는 그 화려한 '성과'의 탑 앞에서 처음으로 구토감을 느꼈다. 그것은 몸이 내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였다.
'너는 지금 살아있는가, 아니면 숫자를 만드는 기계인가?'
경영적 통찰: 효율이라는 미명하에 버려진 것들
컨설팅 세계에서 '완벽주의'는 최고의 미덕으로 숭상받는다. 오류 없는 보고서, 빈틈없는 전략은 전문가의 상징이다. 하지만 경영학적 관점에서 볼 때, 지나친 완벽주의는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에 직면하게 만든다. 99%에서 100%를 만들기 위해 들이는 에너지는 때로 전체 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한다.
나는 기업의 리스크를 관리한다면서, 정작 내 삶의 '심리적 번아웃'이라는 치명적 리스크는 방치하고 있었다. 성과는 숫자가 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내는 것임을 간과했던 것이다.
인생철학: 자신을 용서하는 경영
인생 3막에 들어서며 나는 비로소 완벽주의라는 감옥의 문을 열고 나왔다. 60대에 배우는 AI 공부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젊은이들처럼 빠르게 익히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조금 투박하고 느려도, 그 안에 담긴 진심과 경험이 더 가치 있다는 것을. 이제 나는 보고서의 오타보다 내 마음의 균열을 먼저 살핀다. 자신을 용서하고 빈틈을 허용할 때, 그 틈으로 타인의 아픔이 보이고 비로소 '진짜 사람'을 경영할 수 있게 된다.
여운의 문장
부러지지 않는 단단함보다, 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는 유연함이 진정한 경영의 실력이다.
'나는 이제 사람을 경영한다' 연재 에세이는 내일 토요일에 이어집니다.
AI경영작가 조항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