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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준호 Nov 02. 2022

11. 세상 일과 하나님 일

삶이 예배가 되는 신앙

“그런데 난 믿기만 하면 예수님이 목자가 된다고 생각했으니!

무엇을 어떻게 믿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지도 않고."

영호가 허탈한 웃음을 웃는다


 “우리 모두가 그런 것 아니에요?

그래서 안 믿어지는 것을 믿으려 감정을 뜨겁게 하려고 찬송을 열정적으로 부르며 마음을 뜨겁게 달군 다음 '주여'를 세 번  큰소리로 부르고 기도를 하고 있지 않아요?

  

이것을 도우려 둥둥둥 둥 북을 치고,  인도자는 볼륨 높인 마이크에 목쉰 소리로 방언 기도를 하는 것 아니에요? 


기숙이 비난하는 듯 이야기한다.


"난 이러한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먼저는 성경에서도 부르짖으라 말씀하셨고

그렇게 하면서 평안과 용기를 얻고.

잡념을 없애고 기도에 집중할 수도 있는 것이고

믿음이 뜨거워지기도 하고."


미현이 항의하는 듯 반응을 한다.

  

수철이 고개를 끄떡이며

"그럴 거예요. 

그러나 믿음과 기도의 바른 이해 없이 감정만 뜨겁게 하는 것은 오히려

 하나님의 주신 사고력과 창의력을 무력하게 할 수가 있어요." 


청년부 모임이 시작된 지 한참이 지났는데 기철이 머리를 긁적이며 들어온다.

"세상 일 하느라 모임에 늘 빠지고 늦고 헌신도 잘하지 못해 미안해요.”


"사회생활이 만만치 않지요?"

유천이 기철을 위로하느라 응답을 한다.


기철이 이해해 주는 말에 사랑을 느끼며  

"회사가 너무 바빠요.

신앙생활도 바르게 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되어 다른 직장을 찾으려고요.

그런데 만만치 않네요.

하나님 일도 겸하여 할 수 있는 직장으로 옮기려니 경제적으로 문제가 생기고,

하는 일을 계속하려니 세상일에만 골몰하는 자신에게 자괴감이 들어요.  

하나님 일을 잘할 수 있는 직장을 달라고 기도하고 있는데 여러분도 기도해 주세요."


"세상일과 하나님 일이 어떻게 다른지 토론할 필요가 있어요."

수철이 제안을 한다.


"교회에서 하는 일은 하나님의 일이고 세상에서 하는 일은 세상일이지요."  

미현이 당연한 것을 토론하자고 하는 데 어이없는 표정으로 대답을 한다.


기숙이가 단호한 어조로

 "난 미현이 의견과 달라요.

교회에서 하는 일이 다 하나님의 일이 아니고 회사에서 하는 일이 모두 세상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교회냐 가정이냐 직장이냐에 따라 하나님 일이냐 아니냐로 갈라지는 것이 아니고 어디서 무엇을 하든 하나님의 뜻에 맞게 일을 한다면 하나님의 일이고 자기 욕심을 채우려 일하면 세상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조용히 듣기만 하던 만수가 오른손을 번쩍 들며

"나도 기숙 씨 의견과 같아요.

하나님의 자녀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영양가 좋은 음식을 먹이는 식당을 경영하면 이는 하나님 일 하는 것 아니에요?

 

생기는 수익은 하나님 일하는 사람들에게 당연히 주어지는 보상이 되는 것이고.  

어머니가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하나님의 대리자로 하는 것이니 당연히 하나님의 일일 수밖에 없는 것이고.


택시 운전기사가 하나님의 자녀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는 것이 어떻게 세상일이라고 만 말할 수 있겠어요.


하나님의 일이냐? 세상의 일이냐? 는 결국 일하는 사람의 의도와 목적과 방법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에요?


일하는 목적이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면 세상일,

하나님의 뜻을 위한 것이면 하나님의 일이 되는 것 아니에요?


그래서 신앙인이라면 하는 모든 일을 하나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고 하기 때문에 삶 자체가 하나님의 일이 되는 것이고,  여기에서 나오는 수입은 그 일에 대한 보상이지요.  그리고 일을 주신 것과 보상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은 신앙인들에게 당연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영호가 깊은 사고를 한 듯 

"맞는 말이지만 이러한 마음 자세를 가지고 사는 것이 힘든 것은 사실이에요.

인간은 자기 자신이 먹고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니까.


그리고 이렇게 순수한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를 이용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먹고사는데 문제가 생기는 세상 아니에요?"

  

수철

"그래서 굳이 하나님의 일이냐 아니냐를 가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나 자신을 위한 일도 결국 하나님의 일이 될 수 있고 하나님을 위한 일도 나를 위한 일이 되기 때문에….."


동우  

 "영성이 성숙하면 성숙할수록 삶 자체가 저절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사는 사람이 될 것 같아요.

 그 성숙 정도에 따라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는 양이 커지게 되고,

자신의 삶도 행복하고 가치 있어지게 되는 것이고."


기숙

"결국 신앙인에게는 하나님의 일과 내일이 같아지게 되네요."


수철

"결국 삶이 예배가 되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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