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N이라는 그 요망한 단어에 대하여
72초TV는 MCN인가?
이 질문은 사실 이야기의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굉장히 설명이 달라져야 하는 말이다.
그 이유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MCN"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짧은 시간 안에, 굉장히 여러가지 의미를 담아내는 방향으로 변화해왔기 때문이다.
MCN에 대하여
전혀 학문적이지 않은,
순수하게 경험에 의한,
개인적인 견해를,
적어보려한다.
1. MCN의 시작
Multi Channel Network 의 약자로 YouTube가 하나의 사업자형태로서 만들어낸, 여러 Channel들을 하나의 CMS(Content Management System)로 묶어서 저작권과 수익을 통합 관리하는 YouTube 내의 사업자 형태.
조금 쉽게 이야기하자면, 이제는 흔해진 단어인, 크리에이터들의 다양한 채널들을 또 하나의 채널에 묶어서 한꺼번에 관리하고, 다양한 채널들의 조회수를 묶어서 홍보하며 함께 영향력을 키워가는, 어찌보면 크리에이터들의 연합체라고도 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 개개인이 처리해야 하지만 쉽지 않았던 저작권 관리, 회계관리 등도 한군데서 모아서 해결하니, 어찌보면 MCN의 등장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고 생각한다.
2. MCN의 의미 변화
동영상 플랫폼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기존에 있던 플랫폼들도 온라인 동영상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크게 투자를 시작하면서, 영상들이 YouTube 내에만 묶여있기는 아까운 상황이 되었다. 그러면서 MCN은 점점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을 다양한 플랫폼들에 활용하며 영상의 유통 및 그 콘텐츠들을 활용한 사업화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변모해갔다. 이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3. 너도나도 MCN
여기서 하나의 기점이 생긴 것 같다. MCN이라는 말의 의미가 YouTube를 벗어나면서 통제력을 잃어갔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MCN"이라는 말은 "온라인을 대상으로 하는 Digital Original 동영상 관련 사업을 하는 업체" 를 의미하는 정도로까지 확장된 것 같다. "Network" 라는 단어는 의미를 잃은지 오래고, "Channel"도 그 범위가 모호해졌으며, 그저 하나의 카테고리를 대변하는 단어로 성장인지 몰락인지 모를 변화를 겪어온 것 같다.
4. 우리나라의 특징
이러한 변화의 속도는 특히 우리나라가 굉장히 빠른 것 같다. 그 이유는 아마도 시장이 너무 작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유튜브나 기타 동영상 플랫폼에 동영상을 유통하는 것만으로 수익성을 만들어내기에 우리나라는 시장이 너무 작다. 그러다보니, 다른나라에 비해 온라인 동영상을 활용한 다양한 수익모델 찾기가 더 중요함과 동시에 다급해지고, 온라인향 동영상 활용 방법을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모색하다보니, "그런거 하는 회사 다 그냥 MCN" 같은 인식이 생기지 않았나싶다.
이러한 상황에서 72초TV는 MCN인가? 하는 질문은 그 자체로 별 의미가 없는 질문일 수도 있으며, 우리가 아무리 "우리는 MCN이 아니다" 라고 외쳐도, "너네 MCN이잖아? 그렇게 얘기하는게 이해하기 편해" 라고 이야기 한다면 우리는 할 말이 없다. MCN이라는 단어 자체의 의미가 너무 모호해져 버렸으니까.
"MCN은 원래 이런 의미입니다"라고 외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이제 세상은 더이상 사전적 정의나 전문가의 단어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 대중이 그렇다고 하면 몇년 뒤에는 사전적 정의도 바뀌는 세상이다.
게다가, 이제 해외에서는 별로 쓰지도 않는 단어라는......
참고로, 72초TV는 아직 network 개념이 없다. 소속 크리에이터도 없다. 그 자체가 하나의 회사이자 팀이고, 72초TV의 작품들은 모두 produced by 72초TV 다.
그럼 이제 여기서 우리에게 숙제가 생겨난다. 그럼, 진짜 의미의 " MCN"과는 거리가 먼 우리 72초TV는 과연 어떤 말로 설명해야 할까?
기존 프로덕션과도 다르고, 기존 드라마제작사들과도 다르고, 기존 광고제작사들과도 다르다.
그래서 아직은 UFO.